뒷북만 치는 ‘장마 대비 행정’
뒷북만 치는 ‘장마 대비 행정’
  • 제주매일
  • 승인 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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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를 대비한 각종 사업들이 미리미리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뒷북행정이란 비판을 받는 이유다.
버스정류장 비 가림 시설만 해도 그렇다. 제주도는 올해 37억 원을 들여 정류장 254군데에 비 가림 승차대를 설치키로 하고 지난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업이 완료되려면 7월 20일 경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쯤이면 이미 장마가 끝날 때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도민들이 비 가림 없는 노천 정류장에서 장마 비에 실컷 고생을 하고난 뒤이다.
도민들의 편의를 생각하는 세심한 제주도 행정이라면 업자와 공사 계약 당시 장마 전 완공을 반드시 전제로 했어야 했다. 이를 지킬 수 있는 성실한 업자를 골라 일을 맡겼다면 도민들은 괜한 고생을 안 해도 된다.
비 가림 승차대 사업 지연이 업자 탓이 아닌, 늑장 행정 탓이라면 더 큰 문제다. 대규모 난공사도 제때에 완공하는 시대에 살면서 간편 공사인 비 가림 승차대를 장마 때 이용할 수 있도록 완공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구시대적 행정이다.
뒷북행정은 비단 비 가림 승차대뿐이 아니다. 그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 상습재해지구 늑장 정비다.
제주도는 올해 도내 재해 위험지역 정비를 위해 321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공사 진행이 늦어져 장마가 한창인데도 완공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해위험지역 중 15개 지구는 해마다 태풍 혹은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습 풍수해 지대지만 아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그곳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제주시 산지천 남수각-해안동 어시천-병문천 등 7군데가 그렇고, 서귀포시 서중천-예래천 등 10여 곳도 그렇다. 이들 재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 사업은 진척도가 50%미만이다. 심지어 아직 착공조차 못한 곳도 있다니 도민들은 막 들이닥친 장마가 걱정이다.
작게는 비 가림 승차대로부터 크게는 재해위험지구 정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뒷북치기다. 큰 풍수해라도 발생하면 하늘 탓이나 하는 그런 구태행정,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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