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지난 2. 18. 20:30경 필자는 여느 경찰관과 마찬가지로 야간 당직을 서며 대형사고 없이 조용한 밤이 되길 바라며 근무하고 있었다.
모처에 교통사고로 화재가 났다는 신고 접수 후 현장으로 가던 중 상황실에서 다급한 무전이 들려왔다. “교조마, 선반내 주유소 앞 자상사고, 현장임장바람!”
‘자상 사고인데 왜 가라고 하지?‘라는 의문을 품고 현장에 가보았더니 차량이 단독 중앙분리대 화단을 충격한 사고였다. 차량도 타이어만 파손되고 멀쩡해서 운전자는 크게 안다쳤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망하였다.
운전자 사체를 보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나 깨끗하고 멀쩡한 상태,,,,,,사인은 외상성 다발성 늑골골절에 의한 심정지,,,,,,즉,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핸들 등에 가슴을 부딪혀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사망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절규하는 유가족들의 오열을 뒤로 한 채 먹먹한 가슴을 안고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안전벨트만 착용했더라도,,,,,,
지난 2009년 12월 전 국민을 놀라게 한 ‘경주 전세버스 추락사고’를 국민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사고로 한 동네에 사는 주민 18명이 사망했는데 이 사고에서 버스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와 반대로 지난 주에는 인기드라마 ‘장옥정’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은 여배우 홍수현이 드라마 촬영장을 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하여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가 있었으나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아 바로 방송에 복귀하였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여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OECD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승용차 안전띠 착용률은 평균 78%로 교통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고속버스 66.9%, 시외버스 18.3%로 안전띠 착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고가 일어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단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OECD 선진국과 비교해 높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몇 년전부터 대대적으로 안전벨트 미착용에 대한 집중단속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교통공단에서 실시한 전국 교통문화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안전벨트 착용률은 73.1%로2001∼2002년 98%에 비하여 현저히 낮아진 수준이다. 안전벨트 착용이 전국민 실천운동으로 정착하게 되면 연간 약 600여명(전체 9.8%)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의미로 중용(中庸)을 강조하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벨트 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아니할 듯하다.
서귀포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사 홍 우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