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이 18일부터 장마에 접어들고 오는 21일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자연재해 예방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8일 제주지역이 오후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강수확률 60~70%)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강수량은 18일 오전 11시부터 19일 자정까지 제주지역에 30~70㎜로 많은 곳은 1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날 오전 9시에 필리핀 마닐라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4호 태풍 ‘리피(Leepi)’가 일본을 향해 시간당 22㎞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리피의 이동진로는 현재 유동적이지만 태풍 반경과 위치 등을 고려하면 오는 21일 제주지역이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시작도 못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15개 지구.
이처럼 장마가 시작되고 태풍이 제주지역에 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수해 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일부 정비사업은 여전히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매년 자연재해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올해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재해위험지역은 제주시 40개 지구와 서귀포시 26개 지구 등 모두 66개 지구다.
유형별로 보면 침수위험 57곳(제주시 37곳.서귀포시 20곳), 붕괴위험 8곳(제주시 2곳.서귀포시 6곳), 해일위험 1곳(제주시) 등으로 배수로 정비 88.7㎞와 하천 정비 59.08㎞, 절개지 정비 40만7600㎡ 등이다.
제주도는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연차별로 실시, 지난해까지 3248억원을 투입해 37개 지구에 대한 정비사업을 완료했고 올해는 14개 지구에 321억원을 투입,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정비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재해위험지구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공사 진행이 늦어지면서 장마철 이전 공사완료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재해위험지역 가운데 15개 지구는 매년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장마 시작...더디기만 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재해위험지역으로 지정,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14개 지구 가운데도 일부 지역은 공사 진행이 더디거나 아예 착공도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또다시 수해 등 자연재해를 겪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주시 하도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은 총사업비 65억9300만원이 투입, 올해 말까지 배수로 1㎞를 정비하고 저류지 1곳을 설치하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토지 보상협의 지연 등으로 지난 5일 현재 공정률이 68%에 그치고 있다.
또 올해 사업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서귀포시 상모 재해위험지구도 총사업비 136억원을 투입해 배수로 2㎞를 정비하고 저류지 2곳을 설치할 계획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공정률이 71%에 머물고 있다.
특히 제주시 산지천 하류 남수각 지역은 12억6000만원을 들여 이 일대 1360㎡에 대해 절개지 정비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현재 토지주 등과 보상협의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장마철이 지난 이후에나 공사 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자연재해 예방 위한 다른 사업은 현재.
행정시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하천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8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는 관내 13개 하천에서 하천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안에 공사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는 하천은 모두 7곳이다.
그런데 현재 공정률 50%가 넘는 하천은 단 한 곳에 불과,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장마철을 맞는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제주시 해안동 일대 어시천 재해예방 사업은 현재 공정률이 10%에 불과하고 아라지구 동측에 위치한 조천 재해예방 사업도 공정률이 12%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룡소천(20%)과 수산천(30%), 고성천(35%), 병문천(40%), 홀천(45%) 등 대부분의 하천 공정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서귀포시도 마찬가지.
서귀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천정비 사업은 모두 11개 하천으로 이 가운데 공정률이 50%를 넘는 하천은 종남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56%) 단 한 곳에 불과하다.
특히 서중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와 예래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 진평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 등은 0%의 공정률을 기록, 올해 안에 마무리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처럼 자연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비사업이 장마철 이후로 늦어지면서 매년 수해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과 상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또 집중호우와 태풍 등이 주로 발생하는 여름철 이후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사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장마철 전에 공정이 완료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지구에 대해서는 집중호우에 대비, 물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배수로 정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앞으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공정관리를 철저히 해 각종 재해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