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거사법이 방치되고 있는 동안 일부 여론에서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전국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과 기념비 등을 철거,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존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주도내에 소재하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은 북제주군 애월읍 상귀리 항몽유적지 내 '항몽순의비'가 유일하다.
'항몽순의비'는 몽고의 침입에 맞서 항복한 고려조정과 몽골에 끈질기게 저항한 삼별초군의 활동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77년부터 1978년까지 9000여 평 규모의 토성을 복원하면서 세워진 기념비(295×430㎝)다.
특히 이 기념비 앞면에 새겨진 '항몽순의비' 글씨는 박 전 대통령이 1978년 6월 2일 항몽유적지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서 남긴 친필휘호로 비석 뒷면에는 일중 김충현 선생이 삼별초 정신을 기리는 항몽유적지의 역사적 의의를 써놓았다.
북군 문화유적관리사무소 김창화 소장은 "항몽유적지는 우리나라 남북한을 통틀어 고려시대 한민족의 불굴의지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유적지"라며 "다른 지방의 유적은 조선시대 성을 새롭게 축조하는 과정에서 허물어지고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특히 항몽유적지는 지방문화재였다가 1997년 4월 18일 제396호 국가지정 사적지로 인정받은 곳으로 국가지정이 아니었다면 복원과정이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되기까지는 삼별초정신을 한 민족의식의 대표적 의미로서 상징화하려던 박전대통령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철거에 대해 "역사를 보는 눈은 모든 사람이 보는 시각마다 시시각각 다른 것이다"고 전제하면서 "세종대왕 같은 어진 임금 우리역사에 남지만 악덕하면서도 합리적이고 계산적일 수 밖에 없던 지도자도 있을 수 있는 것이며 '수난의 역사' '치욕의 역사'도 우리 역사의 부분"이라며 철거 반대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