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에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이 있었습니다. 어느 곳이나 축구경기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 때, 모두 둘러앉아 경기를 보면서 다들 ‘치맥(치킨에 맥주를 줄인 말)’을 즐기셨나요?
사실 치킨의 맥주는 맛으로는 최고의 궁합이라고들 합니다만, 함께 먹었을 때에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알코올에 기름진 음식을 함께 섭취하면 위에서 소화가 되지 않고 머물러 위산 역류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입니다.
어제밤 기름진 야식에 음주를 즐기고 소화가 잘 안되고 통증이 발생했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위액이 식도를 통해 올라와 식도에 궤양이나 미란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발생하면 가슴 쓰리거나 답답하고 목에 뭔가 막혀있는 이물감과 함께 체한 느낌을 동반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하면 만성 기침으로 목이 쉴 수 있고 후두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또 식도의 점막 세포가 변형을 일으켜 식도가 위 모양으로 변하게 되는 바렛식도로 변형된다면 이는 식도암의 위험요인이 되므로 유의하셔야 합니다.
현재 서구화된 식단과 불규칙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현대인들은 점점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119만명이었던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2012년에는 336만명으로 연평균 14.2%나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역류성 식도염은 한 번 발생하면 워낙 재발이 잦은 질환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로 위 속 내용물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데 과식이나 야식 섭취 외에도 유문협착, 위액분비 과다로 위의 내용물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로 역류할 때 나타납니다. 또 꽉 조이는 옷을 자주 입으면 복부에 가해지는 압력의 증가나 운동부족,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약제나 카페인을 섭취하면 하부식도의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켜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요인이 됩니다.
치료는 위산분배억제제나 위식도운동촉진제, 위점막보호제 등을 복용하여 최대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보통 약물을 사용하면 증상이 가라앉아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생활가이드를 익혀두도록 합니다.
1. 일단 비만은 역류성 식도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정가량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육류나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등 근본적인 식습관 개선과 함께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야식을 섭취하거나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태도는 위에 무리가 가므로 피하도록 합니다.
4. 금연?절주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카페인이나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화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