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된 옛 가시초등교 리모델링 전시공간화
"사진 통해 관람객들과 공감… 큰 만족"

이 때문에 그에게 '한라산 숫노루'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산'에 취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에도 눈을 떴다.
그는 몇 년 후 신문사 사진기자를 직업으로 택했다. 그는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씩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
이어 그는 1997년 잘 다니던 회사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후, 그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오픈했다.
서재철 포토갤러리 자연사랑미술관장(67)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를 6일 오후 미술관에서 만났다.
자연사랑미술관은 옛 가시초등학교에 자리 잡았다. 가시초가 폐교하자, 학교를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미술관 한편엔 분교시절부터 폐교직전까지 졸업생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오르간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미술관은 바람자리, 따라비, 흑백사랑, 화산탄 갤러리 등 4가지 전시장으로 나뉜다.
바람자리 전시장에선 제주의 사계절을 볼 수 있다.
따라비 전시장에선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것을 보여준다. 제주 해녀, 포구, 오름 등이 그 예다.
흑백사랑 전시장엔 오로지 '흑백사진'만 내건다. 옛날 제주 환경을 '흑백'사진으로 담아냈다.
특히 화산탄 갤러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존재한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이 곳에선 각종 화산탄들을 볼 수 있다. 손톱만한 것에서부터 대형화산탄까지 골고루 말이다.
그가 직접 화산탄 하나하나를 모았다. 이 곳은 학생들 교육장으로 '안성맞춤'이라고 알려줬다.
그는 옛 가시초를 미술관으로 개관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술관이 중산간 지역에 위치해 문화소외지역 이기도 하다"며 "반대로 생각해보면 문화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곳에서 제주의 사계절을 볼 수 있다"며 "관람객들은 색다른 미술관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진을 찍으면서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죽을 고비를 넘긴적은 수두룩하다.
그는 나무 꼭대기에서 사진을 찍다가 뒤로 돌아서는 순간 미끄러져 절벽에 떨어질 뻔 했다. 다행히 납작한 나무위에 떨어졌다.
또한 사진을 찍다가 뱀이 위협적인 자세로 서있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수없이 바위에 넘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바위에 넘어진 경험은 '산전수전'이란 말에 축에도 못 낄 정도다.
그는 "그동안 백두산 등 곳곳을 다니면서 많은걸 찍었다"며 "지금까지 찍어둔 모든 것을 전시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름의 경우 아무리 잘 보존 하더라도, 잘못해서 없어지면 끝"이라며 "이 때문에 책을 많이 써서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바램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사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작품을 만들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관람객들에게 전달된다면, 그만큼 값진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 3월 1일 오픈한 이 미술관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주소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로 613번길 46. 우편번호는 699-911.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단체 2000원, 가시리주민 무료.
문의)064-787-3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