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급격히 변화하는 해외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그것은 필요하다. 그 동안 해외 견문의 기회가 적었던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그래야만 한다. ‘우물안 개구리’식 대응 능력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가져 왔었는가를 되돌아보면 그것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모든 상황에 적합해야 한다. 출장 목적과 출장지역, 그리고 그 시기가 일반인의 감정에 들어맞아야 한다. 만일 이 중 하나에 흠결이 있을 경우 ‘쓸데없는 외유’라는 비난을 사기 알맞다.
북군의회 의원들과 일부 공무원들의 해외출장계획에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거액을 들이면서까지 이 시기에 그런 목적으로 그곳에 꼭 나가야만 하느냐는데 반발의 이유가 있다.
우선 출장목적이 석연치 않다. ‘감귤 수출 시스템 조사’라면서 감귤 관련 업무 담당공무원이 1∼2명에 불과해 수출 시스템 조사를 빙자한 외유라는 것이다.
출장지역도 이해할 수 없다. 스페인의 감귤 수출 시스템을 조사한다면서 8박9일 중 프랑스 파리에 4박 동안 머무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장시기도 썩 좋지 않다. 양파가격 하락으로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이 시점에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지는 못할 망정 혈세로 꼭 해외로 나가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모든 점에서 우리는 북군 공무원노조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동 출장계획은 재검토돼야 한다. 지금 우리는 한가롭게 해외로 나다닐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