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제주포럼’과 연계해 엊그제 열린 ‘제5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의 제주지하수에 대한 경고를 제주도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포럼에 참석한 ‘하와이 수자원 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윌리엄 탐씨는 그동안 하와이가 겪었던 경험으로 볼 때 제주지하수에도 위기가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하와이도 관정(管井) 개발 남용으로 지하수위가 내려가고, 해수가 침투해 위기를 맞자 ‘지하수 보호법’까지 제정, 관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바닷물이 습지에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하와이가 지하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금(基金)까지 조성, 산림지대 수자원 함양-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위기의 제주지하수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하수(下水)의 재사용과 폭우 때의 빗물 활용”이다. 그리고 “향후 강우량 감소를 대비해 산림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와 하와이는 닮은 점이 많다. 섬이라는 점, 용수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점, 관광개발에 역점을 둔 점이 비슷하다. 또한 지하수 위기가 지역의 위기인 것도 같다. 이에 대한 대책도 비슷하다. 하수와 빗물 활용, 살림지대 수자원 관리, 모두가 제주서도 거론된 대책들이다.
그러나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제주도의 경우는 말은 앞서되 실천이 뒤진다. 지하수 함양을 위한 기금조성도 하와이에는 있지만 제주에는 없다. 본란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기금조성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당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하와이는 비록 최근 부터라지만 이미 기금조성을 하고 있다지 않은가.
빗물 이용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폭우시 하천 물을 끌어다 대규모 호수를 조성, 관광유원지로도 쓰고, 농업용수 생활용수로도 활용하자고 여러 번 제안했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도리어 제주개발공사로 하여금 제2취수장까지 만들어 더 많은 지하수를 뽑아 물장사를 하고 싶은 게 당국의 마음이다. ‘제주물 세계포럼’의 경고를 받아들여 도당국과 제주개발공사는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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