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26회 세계 금연의 날’
옥외 흡연실 설치 미뤄 이용객들 불쾌
옥외 흡연실 설치 미뤄 이용객들 불쾌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 앞에 옥외 흡연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여행을 마친 관광객들이 뿌연 담배 연기를 마시고 돌아가고 있어 제주 관광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옥외 흡연실이 없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본지 1월17일자 4면 보도)에도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30일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한 이모(37·여·서울)씨. 공항 3층 출발 대합실 1번 게이트 앞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자마자 뿌연 담배 연기가 코를 찔렀다.
이씨는 연신 뿜어대는 담배 연기에 어쩔 수 없이 코를 막은 뒤 갓 돌 지난 딸 아이를 안고 서둘러 대합실 안으로 들어섰다. 여행을 통해 느낀 제주의 좋은 이미지는 매캐한 담배 연기 하나로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합실 1번 게이트 앞.
비행기를 기다리는 관광객과 공항 상주 직원들이 한데 엉켜 담배 연기를 허공에 내뿜고 있었다. 때마침 택시에서 공항 이용객이 내렸지만, 흡연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 12월 담배제조업체의 협찬을 받아 공항 1층 도착 대합실 앞에 옥외 흡연실을 설치했다. 3층 출발 대합실 앞에도 마찬가지로 흡연실이 설치될 계획이었으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장기간 늦춰지면서 3층 대합실 앞은 하루종일 담배 연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흡연실 설치 전까지 지정된 임시흡연장소가 공항 이용객들의 왕래가 많은 1·5번 게이트이다 보니 비흡연자들은 코를 막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김모(38·인천)씨는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관광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1층 대합실에 앞에는 흡연실이 설치돼 있는데 3층 대합실에는 흡연실이 왜 없는 지 모르겠다”면서 “제주 관광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서라도 흡연실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공사 측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협찬을 받기만 마냥 기다릴 뿐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담배제조업체에서 협찬을 받아 흡연실을 설치할 계획이었는데 업체 내부에서 의사 결정이 미뤄지다 보니 흡연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업체 측과 협의해 3층 출발 대합실 앞에 최대한 빨리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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