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도예 98점 전시… "우리 사는모습 담아내"

그러던중 돌연 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과감히 '제주'를 택했다. 오직 작품에만 몰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제주행'은 그에게 있어 행복하고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제주에 취해 23년을 살았다.
그는 그가 살던집을 허물고, 그의 이름을 내건 '왈종 미술관'을 지었다.
이왈종 화백(69)의 이야기다.
그를 미술관 개관 하루를 앞둔 30일 만났다.
그는 "미술관은 예전 제 집이었다. 그런데 천장이 너무 낮아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저는 3년전 도자기를 빚어 건물 모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결같이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서귀포 화가'라는 별명도 이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중도는 가운데 중(中), 길 도(道)를 썼다. 이는 '마음을 잘못쓰면 상처를 받는다', '자기 감정을 잘 다스리라'는 뜻이 담겼다.
그는 "연기는 인연 연(緣)에 일어날 기(起)"라며 "사람들은 일어날 조건이 생기면 만나다가, 조건이 다되면 흩어지지 않느냐. 우리 세상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며 "인간이란 세상에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덧없이 지나가는 나그네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인생은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엔 꽃, 나무, 새, 사람 등이 많이 등장했다. 또한 어두운 색 보다는 밝은 색으로 표현했다.
그는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사람이든 강아지든 뭐든 평등하다"며 "인간과 사람 등을 자연하고 결합시켜 동등하게 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의 미술관엔 회화와 도예 작품 98점이 전시된다.
미술관 앞마당에는 제주 전통의 '우영팟'이 조성됐다.
그는 텃밭에 상추 등을 하나씩 하나씩 심었다. 관람객 누구라면 캐갈수 있다며 기자에게 알려줬다.
정문 입구에는 이 화백의 작품이 들어간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아트샵이 들어섰다.
이와함께 그는 개관과 동시에 다문화 가정돕기 판화전을 진행한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 돕고 사는것이 좋은 것"이라며 "요즘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회 아니냐. 여유가 있으면 자꾸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판화전에 선보이는 작품들도, 그가 하나씩 작업한 것들이다.
그는 "저는 행복과 불행, 자유와 꿈 등을 새, 물고기, TV, 자동차 등으로 표현하면서 오늘도 그림속으로 빠지고 싶다"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왈종 미술관은 서귀포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정방폭포'에 위치했다.
미술관은 전체 넓이 300평(약 992㎡)에 3층 건물로 지어졌다. 설계는 스위스 건축가 다비드 머큘로(Davide Macullo)가 맡았다.
미술관 1층엔 어린이 미술교육실과 수장고, 도예실이 꾸려졌다.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이 화백의 회화와 도예작품 50-60여 점이 전시된다. 3층은 작업공간으로 꾸며졌다.
미술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어른은 5000원, 어린이는 3000원.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한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214번길 30번지. 우편번호 690-070.
전화번호 064-763-3600.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www.walartmuseum.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