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다 -오태익
대한민국 만세다 -오태익
  • 제주매일
  • 승인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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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만세다’ 무슨 소린가 의아하지 말기를 바란다. 쉽지 않은 자녀 결혼을 다 마쳤다는 얘기다. 어느 모임에서 한 사람이 “나도 이제 대한민국 만세”다 해서 곧 말뜻을 알아차렸다.
 나도 어제 ‘대한민국  만세’를 속으로만 뇌었다. 아들은 3년 전, 이번은 딸의 결혼을 마침으로서 대사가 모두 끝났다. 배우자가 모두 괜찮고 연애결혼이었으니 무거운 짐을 지고 헤맨 것은 아니었다. 연애결혼이 아닌 경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수십 번까지도 가지 않은가. 조금의 엄살을 붙인 것이지만, 최종 목표인 결혼은 이루어져야 할 대사가 아닌가.
 글쓴이의 연령대인 60대 초반 전후에 자녀 결혼을 끝낼 수 있으면 얼마나 홀가분한가.  부모가 60대 중반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속이 타고 늘 자녀 결혼에 신경을 쓰지만, 오히려 중매결혼의 혼담도 잠잠하니 난제다.
 어느 사람은 지금 50대인데 결혼을 못했다고 한다. 서른다섯 까지는 올레의 땅이 파지도록 혼담을 위한 중매인들로 드나들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잠잠해져서 아직까지 결혼을 못하고 혼자 산다고 했다. 그렇다고 섣불리 다문화가정을 생각할 일도 아니다. 제주에만 다문화가정이 1만 세대를 넘는다고 해서 놀랄 일이지만, 여러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는 현실이다.
  다문화가정이 아닌 경우도 30년을 전후하여 서로 다른 생활환경에서 생활하고 결혼했다. 당연히 생겨날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혼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다섯 가정의 신혼에서 두 쌍이 이혼한다는 것은 새겨들을 일이다. 결혼하기도 어렵지만 그 결혼 상태를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옛날에는 제주에도 자녀가 예닐곱 되는 것도 보통이었다.  연애결혼보다 중매결혼이 많았다고 생각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혼은 없었다.  결혼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일이 없었다.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갖고 태어난다는  옛말을 믿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대한민국 만세다’가 여러 준비과정을 거쳐 자신 있을 때 결혼생활이 순조로울 것이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다문화가정을 순조롭게 보지 않는 사람이다. 세태가 변하면서 1만여 적지 않는 다문화가정이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다문화가정을 이루었지만 이혼율도 높고 생활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정상적인 결혼을 하였을 경우에도 여러 가지 이혼사유로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만세다’ 하면서 결혼을 마무리했지만 생활에서 ‘대한민국 만세’는 아닌 것이다.
  요즘 결혼식장의 전면에 ‘아무개와 아무 개가 오늘 결혼합니다.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라고 어디서든 똑 같은 글귀를 본다. 결혼하면서 슬픈 마음을 갖는 사람은 없을 터이다. 그 행복한 마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진정 ‘대한민국 만세다’를 불러서 좋을 터이다.
  결혼해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함께 살다보면 불편해질 일도 많다. 불편하면 당연히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갈등을 극복하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지면 행복이 찾아오는 것일 터이다. 함께 살면서 서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용서와 관용, 양보, 배려와 존중이 조화와 균형을 통해 성숙한 결혼생활이 이루어진다.
결혼할 당사자 본인이 생각하는 아무 것도 맞지 않을 때 혼기를 놓친다고 적당히 넘어가는 것은 후일 이혼의 불씨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다.
 어쨌든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
 결혼, 대한민국 만세다.

오 태 익-제주매일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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