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모두 5월에 들어있다. 이는 내 가족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인 기념일이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아닌 관계로 어버이날 전후 주말 등에는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부모님 대한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곤 한다. 예로부터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한다. 특히 우리 제주의 부모님들은 『 호건 느네나 잘 살민 되주~!』 하시며 자식들에 되도록 짐이 되지 않으려 한다. 대부분의 자녀들은 평소에는 삶에 바쁘고 자녀양육 등으로 정신없이 지내다 이때만큼이라도 조그만 선물, 용돈을 챙겨드리고 가슴엔 예쁜 카네이션을 달아드린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부모님들은 고맙다고 하신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는 자녀들의 능력에 따라 부양비를 부과하고 있다. 기초수급자가 되기 위해선 자녀들의 부양능력이 없어야 수급자가 될 수 있는 데, 실제 생활이 어려워 기초수급을 신청하였지만, 여러 자녀 중 한명이라도 부양능력이 있으면 기초수급자가 될 수 없다. 그러한 분들을 뵐 때면 복지담당공무원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사실상 부양능력이 있는 자녀에게 매달 생활비를 달라고 손을 벌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식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없으면 없는 대로 폐휴지를 줍거나, 빈병을 모아 팔거나 하시며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런 분들도 기본적인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요금. 가스요금, 전화요금등 기본적인 공과금만도 몇 만원씩 들어간다. 사실 이런 공과금만 없어도 그럭저럭 살 수 있겠다고 하신다. 물론 형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우리 자식들은 부모님 보다는 우선 성장하는 자녀들의 교육비를 먼저 지출한다.
가정의 달 5월에 우리자식들이여! 부모님이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봄은 어떨까? 모든 부모님은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자녀들의 조그만 배려와 사랑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여러 자녀들이 형편에 따라서 용돈은 많이 못 드리지만, 전기요금은 큰아들이, 전화요금은 큰딸이 하는 방식으로 분담하여 자녀계좌에서 자동이체납부가 된다면, 그만큼 부모님의 삶의 무게가 덜어질 것이다. 자식 또한 부모님에게 적지만 꼬박 꼬박 용돈을 드리는 기회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태지만 이런 조그만 자녀들이 배려가 孝 실천의 근간이 되어 어르신들은 살만하고 힘이 나실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의 중요한 덕목인 孝 큰 것에서 찾지 말고, 한 종류의 공과금이라도 나의 계좌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신청해보자.
제주시 주민생활지원과 통합관리담당 김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