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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하든 감귤은 제주경제의 효자산업이다. 관광산업과 함께 제주경제를 이끌어 가는 지주산업이나 다름없다.
이런 감귤산업이 지난 8년간 내리 가격 폭락을 거듭하며 희망없는 천덕꾸러기 산업으로 전락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바로 제주경제의 버팀목이었던 한 축이 무너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과잉생산에다 품질관리 미흡과 불량귤 출하 등 유통체계의 혼란이 가져다준 결과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강력한 감귤 유통명령제 시행과 과감한 폐원을 통한 적정생산량 유지와 품질 관리로 15㎏ 한 상자 당 평균 경락가격이 3만원대로 사상 최고 시세를 기록하여 감귤 농업인들에게 얼마간 희망을 안겨주기는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상 최고의 감귤시세가 계속 유지되라는 보장은 없다. 일시적이고 특수한 현상일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산 감귤가격의 고공 행진은 감귤산업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끌어 올리는 메시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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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제주농업기술원 대강당에서 제주타임스 주최로 개최했던 제1회 ‘감귤유통혁신과 비상품 감귤 처리대책’ 세미나도 마찬가지로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절망의 감귤 산업을 희망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었다.
지난해 산 감귤처리를 기본으로 하여 현행 감귤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감귤산업 발전의 처방전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만큼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의 토론은 뜨거웠고 방청석의 열기도 달아 올랐다.
주제발표자들은 현재의 감귤산업의 문제점으로 ▲불규칙한 생산량과 품질저하고 타과일과의 경쟁력 약화 ▲고품질 생산 마인드 부족과 환경변화 대응부족 ▲유통조직 체계화 미흡 ▲품질관리 체계 미흡 ▲물류비용 부담증가와 2차가공 인프라 부족 ▲오렌지 등 신선 외국산 과일 수입량 증가 ▲시설 딸기 등 생산량 증가로 감귤 소비시장 잠식 등을 들었다.
역으로 말해 감귤산업이 살 길은 고품질 감귤의 적정생산과 유통관리체계 혁신에서 찾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당도가 높은 맛좋은 감귤을 생산하고 신선도을 유지 할 수 있는 유통체계와 편중된 출하시기 조정 등이 과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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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 감귤의 높은 가격 유지도 당도 높은 감귤과 생산량 조절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도내 전체 감귤원 면적의 10%선인 2500㏊를 폐원하였고 감귤 열매 솎기 사업 등에 농민들이 적극 참여하여 생산량 줄이기와 고품질 생산에 주력하였던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풍부한 일조량에 의한 높은 당도, 병해충 관련으로 인한 미국산 오렌지 수입금지가 높은 가격유지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산량 줄이기와 당도 높은 감귤 생산, 비상품 귤의 철저한 시장 격리 등 유통시스템이 개선 된다면 제주의 감귤산업은 그리 절망적이지 않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같은 감귤의 적정 생산과 고품질 관리는 생산농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을 수 밖에 없다.
양(量)위주의 생산활동에서 질(質)위주의 생산체계로 전환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감귤을 살리기 위한 농민의 노력과 실천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과감한 폐원사업 동참겫株贊갚聆?철저한 시장 격리도 결국은 농민의 몫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감귤 농민은 단지 공급자의 관점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감귤을 생산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있었다. 농민의 역할의 중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농민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한 것이기는 해도 감귤 산업 발전은 농민만이 아니고 농업기술단체겭暈遠?단체와 행정 등 모든 주체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것이라는 세미나 참석자들의 의견은 그래서 경청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