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발하게 피어있는 감귤꽃을 보면서 금년도 감귤생산량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걱정하는 농가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감귤 주산지인 남원읍, 서귀포지역은 겨울철 추위가 거의 없었고 생육조건이 좋아 꽃이 많은 과수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벌써 감귤가격을 걱정하는 농가가 많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풍.흉에 따라 감귤 가격에 영향을 준건 사실이다. 그러나 간벌, 고품질 생산을 위한 과원 기반조성노력, APC 시설 등 품질 차별화로 고품질 감귤 생산은 곧 높은 가격과 직결된다는 의식이 정착되고 있다. 다공질 필름(타이벡)피복재배 기술 도입과 과학적인 물 관리로 당도 12°Bx이상 산함량 1%이하 고품질감귤을 11월상순 이전에 조기 출하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재배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과원내 꽃이 잘 피었다는 것은 곧 고품질감귤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될 수도 있다. 감귤 재배지 중에 가장 북쪽에 위치한 제주도는 적산온도가 낮고 토심이 깊은 화산회토, 태풍, 집중호우, 추위피해 등 불리한 환경조건으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불리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고품질 감귤 생산 재배 기술은 단연 ‘다공질 필름’을 이용한 토양피복재배다.
타이벡 피복재배를 위해 과원 정비를 하는 농가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작년에 사용했던 타이벡은 다시한번 점검하고 배수로와 점적관수시설도 점검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8, 9월에 3차례의 태풍 래습과 300㎜ 이상 국지적 폭우로 인해 관리가 미흡한 일부 피복 재배감귤원은 오히려 품질이 떨어져 일반감귤과 차별화가 안 된 것도 사실이나 배수로 정비 등 관리가 잘된 과원은 정상적인 품질로 높은 소득을 올렸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타이벡 피복재배를 한다고 해서 다 같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이벡 피복재배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과수원 여건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첫째, 간벌이 잘 되어 피복이 수월해야 하고 둘째, 물 주는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며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피복시기가 6월 중순 이전에 실시해야 한다. 넷째, 이웃 과수원에 물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집수조를 설치 해야 한다. 이와같이 할 경우 감귤 품질은 당연 높아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과원내에 꽃이 적은 나무가 많을 경우는 토양피복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열매가 덜 달리면 피복을 해도 열매 커지고 성숙이 늦어져 고품질 감귤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타이벡 피복만으로는 고품질 감귤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피복시기, 과학적인 물관리, 생육시기별 품질관리 등의 노력이 함께 되어야 할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농가 여러분들이 한땀 한땀 흘린 땀방울이 제주 감귤을 살리고 부자가 되는 길이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