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주고, 사랑받는 ‘또 다른 가정’
사랑주고, 사랑받는 ‘또 다른 가정’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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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10회 가정위탁의 날’
경제난, 이혼 등으로 위탁가정 증가
지난해 325명 “지역사회 관심 절실”
아빠와 엄마가 이혼한 후 아빠와 함께 살게 된 민호(가명·5). 민호는 어린이집이 끝나면 늘 아빠가 일하는 마트로 향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데다 민호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아버지는 고민 끝에 민호를 위탁가정에 맡기게 됐다.

위탁가정에 맡겨진 민호는 걱정과는 달리 잘 적응했다. 어린이집에 다녀오고 나면 위탁부모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민호는 어느새 훌쩍 자라있었다. 그 사이 아버지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았고, 민호는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경철(가명·15)이는 부모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엄마는 경철이를 낳고 집을 나갔기 때문이다. 경철이는 부모 대신 외할머니 손에서 키워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또래에 비해 철이 일찍 들었다.

무슨 일이든 먼저 나서서 하는 데다가 그 흔한 떼쓰는 경우도 없다. 오히려 할머니가 그저 건강하기만을 바란단다. 그렇게 경철이는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다.

경제적 사정이나 이혼 등으로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가정위탁보호제도가 아이들을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가정위탁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친부모의 사정으로 위탁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아동은 모두 325명(260세대)이다.

이는 2010년 386명에 비해 61명 줄어든 것이지만, 연도별 변화를 보면 가정위탁보호제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도내 가정위탁 현황은 2003년 57명(33세대)에서 2004년 122명(77세대), 2005년 192명(125세대), 2006년 271명(186세대), 2007년 360명(253세대), 2008년 354명(254세대), 2009년 394명(286세대), 2010년 386명(284세대), 2011년 350명(267세대)이다.

그러나 예비위탁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혈연을 중시하는 풍조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데다 가정위탁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정위탁 인식 확산을 위한 행정당국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양창근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은 “도내에서 아동보호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아동보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가정과 위탁가정 두(2)가정이 내 아이와 위탁아이 두 아이(2)를 행복한 가정에서 잘 키우자는 의미로 매년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는 ‘제10회 가정위탁의 날’인 22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시 산지천 광장에서 가정위탁을 통한 아동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당부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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