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에 가로막힌 자연경관
'고층'에 가로막힌 자연경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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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스카이라인(skyline)이 달라지고 있다.
 한 때 한수(漢水, 한강) 이남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일컬어지던 KAL호텔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제주시내 스카이라인도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지역의 11층 이상 고층건물은 137곳으로 이 가운데 11층이 51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은 12층 건물 29곳, 15층 건물도 28곳에 이르고 있다.
 ‘땅과 하늘을 가르는 지평선’, 또는 ‘산이나 건물 등의 물체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선’을 일컫는 스카이라인은, 제주의 경우 원래 한라산이나 오름의 형상을 연출해 왔다.

 그러나 날로 치솟는 고층 건축물들이 산과 바다의 조망을 가리면서 스카이라인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고층 건축물들은 규모 면에서는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적 성격을 띨 뿐만 아니라 전체 도시의 규모와 연관되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그런데 이 같은 고층 건물들은 상대적으로 인근지역 주민들의 조망권을 가로막는가 하면 주거밀집 등으로 인한 교통 불편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층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치솟으면서 제주의 천혜 자연경관이 이들 건물들에 가로막혀 제주다운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물론 토지 이용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건물의 고층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라산과 오름, 아름다운 해안선을 건축물이 가로막는다면 이는 제주의 특성을 깔아뭉개는 일이 될 것이다.
 산과 바다의 자연미와 건축물의 인공적 구조미가 하모니를 이루는 제주적 경관 조성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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