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일 오후 1시께 제주시 산지천 분수대 광장.
3.1절 공휴일로 인해 이 곳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으나 한쪽 귀퉁이에서는 윷놀이 도박판이 벌어졌다.
판이 끝날 때마다 몇 장의 지폐가 오고 갔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얼마의 돈을 거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또한 이 곳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구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시각 경찰 순찰차량은 동문로터리 부근에 정차한 채 불법 주.정차 단속에 열을 올릴 뿐 분수대 광장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2002년 말끔하게 단정된 이 곳, 산지천은 30대부터 60대까지 10여 명이 매일 같이 모여 윷놀이를 하면서 도박판으로 전락했다.
특히 수년 째 성행하면서 사소한 시비로 폭력사건이 빈발,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으나 경찰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28일, 이 곳에서 윷놀이 판돈 다툼으로 Y씨(43)에게 주먹과 발로 얻어맞고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던 K씨(39)가 16일만에 사망하는 등 윷놀이 도박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또한 도심 속 쉼터로 자리잡으면서 도민들 및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이들로 인해 산지천이 변질되고 있으며, 돈을 잃은 일부는 바로 옆 은행에 들어가 구걸하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단지 소액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속의 끈을 놓고 있으며 불과 200m떨어진 파출소도 먼 산 쳐다 보는 식이다.
이에 대해 제주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노인들에게 '막걸리 내기 식 윷을 놀고 있는 것'이라며 면박을 듣고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라며 "실제 돈내기라도 1만원 미만의 소액이어서 처벌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