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감사위원으로 위촉된 진희종 감사위원(55)의 이야기다.
그는 14일 오전 11시 30분께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1인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에 앞에 놓여있는 작은 상자에는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입니다. 도 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지난 13일 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도개발공사의 감사를 마무리 한 후, 감사결과에 따른 처분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진 위원은 적절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것이라 생각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진 위원은 감사위원 이기 때문에 처분 내용은 밝힐수 없다.
진 위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근본적인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진 위원은 "힘있는 사람에게는 덜 징계를 내리는 것이 말이 되냐"며 "감사위원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진 위원은 "감사결과를 보면 다른사람이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사항들이 있다"며 "개발공사 같은 경우 제주도 다음으로 큰 곳이다. 도외반출 사건만 해도 어마어마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진 위원은 "감사위에 감사를 살살 해달라고 청탁이 들어온다"며 "저에게도 마찬가지다. 감사위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위원은 "지난해 제주도는 청렴도 꼴등을 했다. 이유가 왜 겠냐"며 "시위는 내일(15)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제3기 감사위원은 진 위원을 비롯 이기승 전 연합뉴스 편집부국장, 김제익 전 한림농협 상무, 오영기 전 서귀포경찰서장, 양팔진 전 제주도 환경건설국장, 고운수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 6명이다.
이어 지난 13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개발공사 감사처분은 전체 위원 7명 중 오모 위원을 제외한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조건은 과반수다.
감사위는 제주도개발공사 감사처분 결과를 다음주쯤 공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