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농민의 농담(農談)(임광철)
감귤 농민의 농담(農談)(임광철)
  • 제주매일
  • 승인 2013.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에서 어머님과 아내가 감귤 농사를 하고 있다.
필자는 아버님이 안 계셔서 중학교 때부터 감귤 농약을 칠 때는 줄을 잡기도 하고, 소독을 하면서 일손을 도왔다.
감귤은 서귀포시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우리 가족도 감귤로 인하여 학교도 다니고 가족의 생활도 꾸려나갔다.
우리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과거 감귤을 대학나무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감귤 농사를 지어 자식을 대학에 보냈고, 그런대로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사실 30~40년 전 감귤 농사는 품질보다는 많은 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감귤 포장도 자동 포장기가 없어 손으로 대충 선별하면서 나무 상자에 담아 출하하였다.
그때에는 모든 감귤이 상품이었고, 모든 감귤이 돈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말부터 대량생산으로 감귤 값이 폭락하여 감귤농가가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그러면서 감귤 생산과 출하에 대한 인식과 기준이 바뀌었다.
감귤은 생산과 아울러 유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또한 적정생산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맛이 있어야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개념도 적립되었다. 생산과 유통 방법도 크게 개선되었다.
맛있는 감귤을 생산하기 위하여 간벌, 타이백 시설 등 다양한 시책도 전개 되었다.
적정 생산을 위하여 비가림 시설 확대, 타 작목 전환 등으로 만감류를 확대했고 어느 정도는 감귤 수량이 조절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이다.
1인당 감귤 소비량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다양한 과일 출하 탓도 있지만 입맛 자체가 과일 이외에 채소 등 여러 가지로 바뀌어 가면서 감귤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또한 FTA라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FTA 협상 문제 그리고 미국과의 FTA로 인하여 오렌지 관세가 점점 하락하고 있음에 따른 만감류 문제 등등.
이제 감귤 농민들은 생산도 중요하고, 유통을 비롯한 처리문제도 늘 고민해야 한다.
열매를 맺기 위한 꽃이 얼마나 잘 피었는지 돌아보면서 감귤 나무에게 자조하듯 묻는다.
너는 대체 언제까지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니?
너는 우리 서귀포시 감귤 농가의 과거이면서 현재 그리고 미래란다.
항상 나와 함께 해주렴.
임광철  서귀포시 기획담당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