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토지(備蓄土地)’는 제주도가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제도다. 이 제도의 명분은 “국제자유도시 기반조성을 위한 공공용지 및 개발사업 부지를 제주도가 사 들였다가 필요한 개발사업자에게 되팔아 주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대규모 관광개발에 국공유지와 더불어 제주의 광활한 땅이 개발사업자들에게 제공돼 관광개발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비축토지를 공모(公募)하지 않았다. 제주도 자체적으로 대상지를 물색, 현장조사와 토지주의 합의를 거쳐 ‘토지비축위원회’ 심의 후 매입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공모로 방법을 바꿨다. 토지비축사업에 도민이 함께 참여한다는 뜻이 있다.
오는 27일까지 공모하는 대상지는 우선 면적이 3만㎡ 이상이어야 하고 국공유지와 인접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도로 연결이 가능한데다 절대-상대 보전지역, 지하수-생태계보전지구 등 개발제한지역이 아니어야 한다. 말하자면 국공유지까지 함께 뭉뚱그려 개발업자들에게 되팔 수 있는 적지만을 공모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민들은 비축토지 공모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운 토지비축제도가 궁극적으로 제주도의 내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느냐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 다음 세대에는 지하수와 더불어 토지도 부족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나친 개발 탓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토지비축제도는 운용의묘를 살려 지금 제주도가 진행하고 있는 투자진흥지구-골프장 정책 등 갈아엎기 위주의 개발 사업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 갈 수 있도록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