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아줌마, 원더풀 아줌마-김찬집
파워풀 아줌마, 원더풀 아줌마-김찬집
  • 제주매일
  • 승인 20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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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아줌마 경제학”이라는 타이틀로 본지에 일본 아줌마들의 파워풀(powerful)한 칼럼을 썼다.
그런데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리나라 아줌마들도 외국인의 눈에는 “힘센 아줌마로 보이는 것을 알았다.
“아침 8시에 출근길의 서울은 전혀 <고요한 아침의 나라> 가 아니다. 먼저 타려고 무작정 밀치고 들어가는
어떤 힘센 아줌마에 의해 밀려나는 순간, 이방인의 눈앞에서 지하철의 문은 다치고 만다.“ 이 말은 최근 한국에 온 외국인의 체험담이다<naver, 라이버리>
재미있는 것은 그가 한국의 중년 여인들을 “파워풀(powerful)아줌마”와 “원더풀(wonderful)아줌마”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과거 한때 재계부동산 투기를 불러 왔고, 교단에서 치맛바람을 일으켰던
부인들도, 또 국내 사채시장과 금융기관을 뒤 흔들었던 “큰손”들도 모두 한국의 “파워풀한 아줌마” 들이었다.
정말이지 지난 우리나라는 과도한 거품경제와 입시경제에 기친 그들의 지대한 공헌을 어찌 낱낱이 열거 할 수 있을 것인가, 남편을 출세시키고, 자식을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한국의 파워풀한 아줌마들의 보여준 좌충우돌의 성과는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그들은 남을 밀치고 먼저 들어가는 법과 남의 앞을 가로 막는 법을 터득 했을 것이다.
그들은 오늘도 남편과 아이를 전쟁터에 보낸 후 용감하게 차를 몰고 나와 세계에서 제일 운전하기 힘들다는 한국의 복잡한 도시 도로를 운전하며 양보 할 찰나에는 백미러를 안보는 척 배짱 운전을 한다.
사실 용기만 놓고 보면  세계 고금리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와타나배 부인이나, 미국의 스미스 부인이라 하더라도 배짱으로 무장한 강력한 한국의 파워풀한 아줌마 군단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도 반대로 우리 주위에는 대견스럽고 자비스러운 진짜아줌마들이 많이 있다. 강인하면서도 부드럽고 염치와 수치(羞恥)를 알며 자신의 분수나 공중도덕을 지킬 줄 아는 그리고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대지와 같이 강인한 모성애를 가진 중년 아줌마들 .....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한국의 “원더풀(wonderful)아줌마” 들이다.
이들은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50대 아줌마들이다. 이들은 화장을 했어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다. 눈가의 잔주름이 지나간 세월을 말해준다.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부지런히 바코드를 찍는 50대 주부사원들, 매장 곳곳에서 열심히 판촉을 하는 50대 아줌마 사원들, 상품을 진열하고 청소를 하고 푸드 코너에서 조리를 하는 어머니 사원들, 우리주위의 대형 마트는 이런 50대 아줌마들이 흘린 땀으로 굴러 가고 있다.
이들은 식당주방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갈비 집 불판을 닦고, 병원에서 간병을 하고,  치매에 걸린 노인을 돌보고, 빌딩의 화장실 청소를 하고, 맞벌이 주부들이 어린아이를 돌봐 주는 사람들도 대개 50대 원더풀 아줌마들이다.
구글 검색창에 “ajumma”를 치면 약 55만 6천 건의 콘텐트가 검색된다. 전 세계네티즌이 사용하는 “도시사전(Urban Dictionary)에는 ”아줌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性)”으로 인식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인터넷사이트인“갈비찜(galbijim)”에는 고집 세고, 거칠고, 자주색 바지를 입고, 파마머리를 하는 어느 정도 나이든 여성의 이미지가 아줌마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출산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가정을 위하고 어머니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소박한 여성에서, 원더풀 아줌마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여성이 아줌마가 되는 것은 여성다움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아줌마가 됨으로써 얻는 편익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원더풀 아줌마들의 헌신 덕에 우리 가정과 사회가 그나마 굴러 가는 것 아닐까?
 김찬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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