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진철훈씨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선임여부에 도내 정가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돼 7대 선도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개발센터 이사장직에 오를 경우 '공식적으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다는 점을 중요시하는 진 전 후보측,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는 두 사람이 나란히 제주국제자유도시와 관련된 주요 업무를 공유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여기는 분석 등 각 진영은 저 마다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 김태환 지사 진영은 물론 당내에서 진 전후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인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진 전후보의 응모사실을 알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낸' 김 지사 진영은 '불출마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설을 주장하고 있다.
임기 3년인 개발센터 이사장을 지내다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다'는 것은 '명분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직접 전해들은 것은 아니지만 다음 선거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안다"며 "임기 도중 출마를 위해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진 전후보는 28일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제 한 뒤 "도지사 선거출마 여부는 개인의 고유 권리"라며 "개발센터 이사장 응모와 정치적 행보를 연결시키지 말아 달라"고 주문, 김 지사 진영의 해석을 일축했다.
진 전후보는 "제주도를 위해 일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라며 "개발센터를 바람직하게 운영하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발전을 위해 이사장직을 자청한 것으로 안다"식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직접적인 논평을 피했다.
지난 보궐선거 당시 진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한 인사는 "개발센터 이사장 응모는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한 개발사업 및 투자 유치가 부진하다는 관점에서 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이뤄졌다"면서 "이사장직을 맡았다고 가정했을 때 개발센터 운영이나 사업추진이 획기적으로 나아진다면 도민에게 또 다른 형태의 평가를 물을 수 있는 것"이라고 '불출마 전제 조건설'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9명의 개발센터 이사장 응모자 중 진 전후보를 포함한 3명이 이사장추천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건설교통부 장관의 선임은 이 달 초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