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92명 중 29명 미착용
올 들어서도 매지 않은 9명 숨져 ‘피해 악순환’
제주지역에서 생명띠인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제주지역이 안전벨트 착용률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만큼 교통안전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올 들어서도 매지 않은 9명 숨져 ‘피해 악순환’
지난 20일 제주시 노형동 노형교차로에서 어린이를 뒷좌석에서 태우고 운전하던 승용차량이 다른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김모(9)양이 유리창을 깨고 튕겨져 나와 의식을 잃었다. 한 간호사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다행히 목숨을 구했으나 그 이전에 김양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더라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앞선 지난달 27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사거리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탄 승용차량이 근처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어머니가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가 숨졌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기 때문에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였다.
이처럼 올 들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92명으로, 이 중 29명이 안전벨트 또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 또 올 들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35명으로, 이 중 9명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53개 기초자치단체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제주지역 운전자 안전벨트 착용률은 54.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인 73.9%보다 19.5% 낮았으며, 착용률이 가장 높은 서울(87.5%)과 비교해 무려 33.1%나 차이가 났다.
더구나 최근 3년간 안전벨트 착용률은 2010년 57.5%, 2011년 57.4%, 지난해 54.4%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 사고 시 사망률이 안전벨트를 맸을 때와 비교해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은 여전히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따라 안전벨트 미착용 행위에 대한 경찰의 단속 강화와 더불어 교통안전 의식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관광객과 도민들을 대상으로 안전벨트 착용 중요성 홍보와 함께 미착용 운전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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