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이날 도내 곳곳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갖가지 뜻 있는 행사들이 베풀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뜻 깊은 행사가 이어진 것과는 달리 장애인을 서럽게 하는 사각지대가 여기 저기 도사려 있음을 어쩌랴.
정부 제주지방합동청사 주변도 그러한 곳 중의 하나다. 차량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여기저기 설치한 볼라드가 도리어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볼라드는 보행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충격을 흡수 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전면 0.3m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 형 블록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합동청사 주변에 설치된 볼라드는 화강암 혹은 콘크리트 등 딱딱하고 모서리가 날카로운 자재로 만들어졌다. 거기에다 채색도 어두워 시각 장애인들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심지어 비좁거나 경사진 인도 한복판에 가로등 전주가 서 있거나 볼라드가 설치된 곳도 있어 시각 장애인은 물론, 일반 보행인들도 위험하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합동청사 주변 산책을 꺼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지방 지자체의 경우는 볼라드로 인한 장애인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허리 높이까지 설치한 뒤 주변에 야광 띠를 두르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제주 역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와 관련 장애인 단체에서는 행정기관의 대책 수립 및 도시 디자인 과정에서의 장애인 참여를 바라고 있는데 이 또한 받아들일만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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