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어미돼지(모돈) 감축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사육 돼지는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는 통계청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로 돼지 값 폭락으로 시름하고 있는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3월1일 기준) 국내 사육 돼지 수는 1010만7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125만6000마리(14.2%) 급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도 1.9%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를 낸 1983년 이후 최대치이다.
2010년 4분기 988만마리를 기록한 사육 마릿수는 구제역 파동 직후인 이듬해 1분기 703만마리까지 급감했다. 그런데 살처분 여파로 공급이 줄고 가격이 뛰자 농가는 점차 사육 마릿수를 회복했고, 지난해 2분기 900만마리를 웃돌기 시작한 뒤 증가 속도가 늘었다.
구제역 파동을 겪으면서 어미돼지의 생산성이 좋아진 것도 돼지 숫자 증가에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 축사를 소독하고 깨끗이 청소하면서 돼지들의 생육 환경이 좋아진 것이다.
어미돼지는 지난해 3월 95만 마리에서 지난 3월 97만3000마리로 2.4%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출산한 돼지는 498만9000마리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1.5% 늘어난 수치다.
돼지 값 급락 속에 모돈 감축 정책과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허사로 돌아가 당분간 돼지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기는 힘들게 됐다.
1분기 제주지역 사육 돼지 수는 53만689마리로 전분기 대비 2.8%(1만5366마리)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9%(1만5088마리)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제주산 돼지고기는 25% 정도가 도내에서 소비되고 있고, 나머지는 육지부 등으로 반출되고 있어, 농가의 경영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부의 감축정책 효과는 연말께나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어미돼지 감축 역시 정책대상 제외라는 패널티를 적용할 뿐, 농가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