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급 중단-레미콘 파업 불사라는 업계 간의 첨예한 대립 속에 시멘트 값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 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가 가격인상을 요구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레미콘 업계의 반발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멘트 업계는 가격을 9~10% 올리기로 하고 t당 8만100원~8만1600원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 달 말 레미콘 업계는 t당 7만3600원만을 결재함으로써 시멘트 업계의 가격 인상을 정면으로 거부해버렸다.
당초 시멘트 업계는 지난 달 말까지 인상된 가격으로 결재해 주지 않는다면 시멘트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압박을 가했지만 레미콘 업계에서는 그에 굴하지 않고 종전 가격대로 결재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멘트 업계는 공급 중단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유보하고 ‘미수금’으로 처리한 후 이달 중 인상분을 결재해 주도록 공문을 재 발송하는 선에서 반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이는 임시 조치다. 레미콘 업계가 가격 인상에 불응하는 한, 시멘트 업계가 언제부터 공급중단이라는 강수를 둘지 예측 불허다. 만약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 불응에 공급을 중단하고 레미콘 업계가 이에 맞서 파업을 한다면 건설업계가 파국을 맞을 위험이 크다.
현재로는 시멘트-레미콘 업계 간 타협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행정 당국은 물론, 상공회의소 등 제3의 조정자가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 이것이 파국을 막는 길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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