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 봉행

4.3 영령의 넋을 달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유가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위령제는 가슴마다 검은 리본과 국화꽃을 안고 찾은 유족과 도민들이 65년 전 당시의 아픔과 희생된 부모, 형제 등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등 숙연함 속에 진행됐다.
상처가 무뎌질 대로 무뎌졌을 65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족들의 가슴 한 켠에는 여전히 큰 상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

정 총리는 “제주4·3 사건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오랜 세월을 견뎌온 유가족에도 위로를 전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제주4.3 사건 추념일 지정’과 ‘4.3 평화재단 국고지원 확대’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제주 4.3사건은 굴곡진 우리 현대사가 빚어낸 가장 큰 비극 가운데 하나다”며 “이 사건으로 희생당한 제주도민이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무려 1만 4000여 명에 달하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가슴에만 묻어 두어야 했던 안타까운 시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4․3 위령제가 열리고 있는 이곳은 민족 분단이 빚어낸 현대사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해낸 역사의 현장이다”며 “‘대립과 갈등’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하면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을 놓아왔다”며 ‘제주의 정신’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 대통합’의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은 국가추념일 지정이라며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우 지사는 주제사를 통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담은 국가 추념일 제정을 통해 제주4.3이 제주를 넘어서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과 의료복지 실현 등을 위해 정부의 국고지원 확대가 필요한 실정으로 기대가 크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위령제 참석을 제주도의회가 결의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해결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문현 4.3희생자유족회장은 “오늘 위령제를 통해 과거의 쓰라린 아픔을 딛고 반목과 질시, 분열과 갈등을 씻어내어 암울했던 지난 세월을 용서와 화해로 승화시켜 화해와 상생의 역사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제주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되고, 유족 복지증진에 적극 나설 것을 정부당국에 요구한다”며 정 총리에 다시 한 번 국가추념일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4.3 희생자 위령제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등 정치권에서도 대거 참석했다.
올해 4·3 위령제는 처음으로 서울과 부산에서도 동시에 봉행됐으며, 위령제에 앞서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종교 추모 의례가 진행됐고 도립무용단과 재일동포합창단이 출연해 식전문화행사가 열렸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