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가 ‘2013년 윤리경영 우수 공기업’으로 선정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민사회에 냉소가 흐르고 있다. ‘비윤리적 행태 공기업‘이 ’윤리경영 우수 공기업‘으로 평가 받은 데 대한 황당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개발공사는 1일 한국윤리학회와 시사 저널이 공동 주관하는 ‘2013 한국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공기업 부문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모범적인 윤리경영 사례를 보여준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도개발공사는 현재 ‘먹는 샘물 삼다수’의 도외 무단반출 사건에 연루돼 엄청난 도민적 비판을 받고 있는 공기업이다. 삼다수의 유통질서에 혼란을 야기하고 이 때문에 향후 제주지하수 관리에 혼선의 빌미를 제공했던 기업인 것이다.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도내에서만 유통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삼다수 3만5000여톤(대리점 공급 가액 99억원 상당)을 도내 유통대리점 등이 빼돌려 도외로 무단 반출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상 묵인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30일 이에 연루된 도개발공사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3명과 도내 유통대리점 임직원과 재판매업자 관계자 등 3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했었다.
검찰이 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지만 도민의 법 감정이나 도민 정서는 검찰의 결정에 강력히 비판하는 등 아직도 파장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공기업은 법적 용어해석이나 법리이해에 관계없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불투명성에다 사회적 책임을 다지 못한 윤리성이 결여된 공기업이 패널티를 받기 보다는 윤리경영 우수 공기업으로 선정 됐다는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러한 사회 일반의 평가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기업 대표가 “윤리적인 기업에 선정됐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우쭐대는 데 있다. 이 역시 기업인의 윤리의식과는 거리가 멀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