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고사리는 귀신도 좋아한다』고 하는데, 예로부터 고사리는 제사상을 받으러 온 귀신도 좋아해서 제사상에 올려놓았다는 데서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말이다.
아름다운 섬 제주의 오름과 곶자왈 일대에 고사리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4월이면 중산간 일대에서는 이른아침부터 산행에 나서 고사리를 따는 발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해마다 고사리 채취 관련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출·퇴근시 중산간 일대 도로가에는 고사리 채취객들의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룬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2차선 좁은 도로변에 장시간 주차되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일이 매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사리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가 실종사고가 아닌가 한다. 간혹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에서도 고사리 채취객들이 발견되는데 순간 방심할 경우 고사리 따는 데만 몰두하다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어, 매해 40∼60건의 실종사고가 접수되고 있다.
지난 3년간 동부소방서 관내에서 고사리 채취관련 사고는 2010년 69건, 2011년 43건, 2012년 34 등 총 146건이 발생했다.
실종사고의 주 요인은 제주도 전체가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져 뚜렷한 지형지물이 없어 자기 위치를 쉽게 알 수 없고 인적이 드물어 정신없이 고사리만 채취하다 길을 잃고 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노인층으로 실종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제주동부소방서는는 매년 고사리철을 대비하여 ‘고사리 채취객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추진,사고 예방을 위한 출동태세 확립과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렇듯 소방당국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이와 아울러 고사리 채취객 스스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고사리 철’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전달하고 싶다.
첫째, 사전 기상관계를 확인해 기상 악화 시 고사리 채취를 삼가야 한다.
둘째,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사자성어도 있듯이 욕심부리지 않고 여러 명이 동반 채취하며, 지리에 익숙한 일행과의 가시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낯선 곳에서의 채취는 되도록 삼가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목적지와 귀가 예상시각 등을 알려야 한다.
넷째, 독충 동식물에대한 과민성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채취객은 사전에 벌레· 동물에 의한 중독 및 안전사고에 대비한 구급약품을 소지해야 한다.
다섯째, 만일에 대비해 휴대폰 보조 배터리·손전등·호루라기·비옷·물 등을 항시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 폰 활용이 가능한 채취객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나 나침반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팁이 될 수 있다.
해마다 종종 일어나는 실종사고는 간과할 수 없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고사리철 안전의식을 갖고 미리 대비한다여, 건강과 친목, 맛있는 고사리를 모두 챙기는 풍요로운 ‘고사리 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동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예산장비담당 임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