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엄마 눈은 달마시안” 이라는 공익광고가 나온 적 있다. 한쪽 눈이 퍼렇게 멍이든 엄마를 그린 그림이었는데 “엄마가 멍들면 아이도 멍든다”는 가정폭력 예방 광고였다. 아이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이 자신을 귀여워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이 아니라 폭력피해자라는 것이 지금도 그 광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2010년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경험한 가정은 53.8%에 해당되며 가정폭력의 피해자 절반에 해당되는 48.2%가 10년 넘게 가정폭력에 시달리나 67.2%는 외부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편의 폭력, 매 맞는 아내라는 사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게 싫고 견디기 어려운 일이어서 고통과 상처를 참고 산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한번 발생시 묵인하거나 그대로 방치하면 반드시 지속적,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점차 심화되어갈 뿐 아니라 대물림되는 것이 특징이다.
피해자의 자존감 상실, 모멸감은 말할 수도 없고 결국 우울증에 이르게 하는등 자신에게 심각한 병을 안겨주고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폭력 가정의 자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폭력을 관찰과 학습을 하게 되어 결국 성장과정, 성인이되었을 때 내재되었던 폭력성향을 노출, 학교폭력, 사회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은 가정 내의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며 폭력의 내면성은 사소한 다툼에서 갈수록 위험해지므로 용인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경찰, 상담소, 쉼터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제주지방경찰청에서는 올 3. 7일부터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가정폭력상담관(여성청소년계 2명, 외사계 다문화 담당 1명)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법적, 제도적인 절차와 대안을 안내하고 지원하며 지속적인 피드백을 하기위한, 말하자면 “가정행복 서포터”이다.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신고 된 모든 건에 대하여 전화나 방문상담을 거치고 현장경찰관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 졌는지 확인하며 문제 해결 시 까지 지속적인 피드백을 하고 있으며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대상, 철저한 교육을 통하여 가정폭력 사건 대응 및 처리에 있어 편견, 부당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가정폭력 상담관을 운영한 이후 현재까지 총 68건의 가정폭력이 접수되어 52건에 대해 상담을 실시했는데 피해자들의 만족스러운 반응과 적극적인 태도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정폭력 방지법은 처벌이 아니라 가정보호를 목적으로 하며 가정회복이 목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며 가정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같이 공유하고 이해하는 노력, 사회적 차원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
제주지방경찰청 외사계장 김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