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사면이 온통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드러내는 청정한 바다로 둘러 쌓여져 있는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자랑한다.
제주와 바다가 맞닿은 해안가에는 지역별 어촌계가 면허를 취득한 마을어장이 형성되어 있고 이 마을어장 내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은 면허를 받은 어촌계의 물권으로 법적인 권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아름답고 청정한 바다를 눈으로만 보기가 아쉬워 직접 바다에 발을 담그려는 관광객과 지역주민들로서는 해녀들로부터 출입에 제지를 당하는 것이 못내 이해하기 어렵고 불쾌하게 느껴지는 현실이 상존하기도 한다
“해안가가 해녀들만의 것이냐“고 따져 묻는 민원인들을 대하게 될 때마다 담당 직원으로서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곤 한다.
이처럼 폐쇄적이라 지적받기도 하는 어촌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하여 어촌계와 협의하여 마을 어장을 일정기간 개방하는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봄 기운이 만연해지는 시기 청정바다에서 전통 어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추억의 야간 횃불 바릇잡이 행사가 그것이다.
‘바릇잡이’이란 해안가나 얕은 바닷가를 돌면서 소라, 보말, 톳, 미역등 수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말하는 제주 방언이다.
구좌읍 관내에서 개최되는 야간 횃불 바릇잡이는 2008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여섯 번째를 맞는 행사로서 김녕리와 김녕어촌계 주관으로 3월 30일 오후2시부터 8시30분까지 김녕리 목지어장(동복~김녕 해안도로변)의 마을 어장을 개방하여 도민과 관광객들로 하여금 추억의 전통 어로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날 행사에는 바릇잡이 외에도 즉석 노래자랑, 톳어장 개방 및 바닷가 보물찾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며 행사장 주변에는 해녀가 운영하는 향토음식점이 열리고 톳, 미역 등 지역수산물 할인 판매장도 운영 된다
꽉 차게 여물어 가는 벚꽃 망울이 터질 날 만을 기다리는 것 같은 봄 날, 많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손잡고 바릇잡이 행사에 참여하여 제주 바다의 정취를 몸소 느끼고 제주 고유의 어촌문화를 이해하는 화합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철 구좌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