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 선서식을 되새기며(정명숙)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되새기며(정명숙)
  • 제주매일
  • 승인 2013.0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공무원 신분으로 제주시청에서 의료급여관리사 업무를 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6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 중 의료급여사례관리사업은 수급권자의 의료욕구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의료급여사례관리를 통해 복합만성질환(당뇨병, 고혈압, 뇌경색 등)을 가진 의료급여수급권자에 대한 개인상담 및 관리로 수급권자의 의료욕구를 조절하고 이에 따른 건강관리 정보제공과 올바른 의료이용 안내는 물론 지역사회 보건복지자원과 연계하여 욕구를 해결해 드리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관리는 의료급여수급권자들을 대상으로 방문상담과 전화상담을 기본으로 하여 수행하는데 현장에서 상담하다보면 병원에서는 겪어볼 수 없었던 수많은 사례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수급권자의 안타까운 사정을 들으면서 같이 눈물 흘린 적도 여러 번이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불평사항을 털어 놓을 때 그에 맞는 대답을 해주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질 때도 종종 있다.

  반면에 때로는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폭언을 하는 의료급여수급자를 대할 때는 의료급여사례관리사로서의 한계와 절망감을 동시에 맛보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적으로 이 업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사례관리를 하면 할수록 사명감은 물론 그 동안 관심을 갖지 못했던 사회복지분야에 새로운 배움과 도전을 하게끔 해주는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장애를 가진 손으로 감사하다는 편지를 손수 적어서 보내올 때, 정성껏 연하장을 보내올 때, 등등은 내가 이 업무를 계속 해야 하는 크나큰 이유가 되어주고 있고 또한 그들의 말없는 성원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득 10여년도 훌쩍 지난 일이지만 대학생 시절의 나이팅게일 선서식 영상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간호사의 상징이기도 한 너스캡을 쓰고 촛불을 밝혀 스크린 속의 나이팅게일의 생애를 보며 자긍심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떨리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교수님, 그리고 후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낭랑한 목소리로 나이팅게일 선서를 읊는 내 모습도 화면 속에 겹쳐진다.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이어받아 간호사로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과 봉사로 음지를 밝히는 등불이 되며, 더불어 의료급여수급자의 영원한 건강지킴이가 되기로 다짐해 본다.


정명숙 제주시 사회복지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