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정보 사들여 해외 신용카드 위조
외국인 정보를 이용해 해외 신용카드를 만들어 수천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공카드에 해외 신용정보를 넣어 위조하는 수법이 경찰에 적발된 것은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제주지방경찰청은 해외 신용카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법 위반)로 A(23)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B(26)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도내 모 대학 컴퓨터공학과 출신 학생으로, 지난해 10월 필리핀에 거주하는 해커로부터 카드 위조장비와 공카드 35장을 200여 만원에 구입했다. 이후 외국인들의 신용정보를 사들여 가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이렇게 위조된 카드는 속칭 ‘카드깡’ 범죄에 이용됐다.
A씨는 위조된 카드를 C(26)씨에게 건넸고 이를 받은 C씨가 D(58·중국·여)씨에게 전달한 후 신용카드 가맹업체 업주 E(58·여)씨 등과 공모, 물품을 구입하지 않고 결제를 한 뒤 결제한 만큼의 돈을 일정 비율로 나눠가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범행에 이용한 카드 위조장비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부근에 버렸다고 진술했지만 지난 15일 경찰이 수색한 결과 증거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은폐를 위해 계획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거짓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타인의 신용카드를 복사해 고가제품을 구입한 후 되팔아 현금화했던 기존 수법과 달리 공카드에 외국인 정보를 입력,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정보를 바로 폐기하고 새 정보를 입력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한 장의 카드로도 지속적인 범행이 가능했으며, 비밀번호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광언 제주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국내에서는 마그네틱 카드 겸용 단말기가 대부분이다 보니 위조 카드 사용이 용이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IC칩 카드 전용 단말기로 조속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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