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래는 지난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2분 김봉래는 송진형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낮고 빠른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경기 흐름을 제주쪽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록 승리로 이끌지 못했으나 김봉래는 후반 30분 오주현과 교체 아웃될 때까지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올 시즌 자유선발선수로 제주에 입단한 김봉래는 신인왕 경쟁구도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다.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인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이석현을 비롯해 황의조(성남), 박용지(울산), 박희성(서울), 한승엽(대구) 등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는 신예들이 대거 출현해 치열한 신인왕 경쟁 구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김봉래는 수비수라는 핸디캡에도 첫 선발 무대에서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마라토너 출신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김봉래는 100미터를 11초대에 끊는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력을 자랑하며 벌써부터 제주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학창시절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경험한 멀티 플레이어로 전술적 가치도 크다.
“근성, 성실, 노력, 자신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기회를 잡겠다”고 밝힌 김봉래는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지만 오른쪽 풀백이 가장 자신 있다”며 “그 자리에는 (최)원권이형이 활약하고 있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홍정호, 배일환, 한용수, 오반석 등 많은 인재를 발굴한 제주의 입장에선 새로운 성공의 씨앗을 심은 셈이다.
박경훈 감독 역시 “신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과감한 플레이 덕분에 공격의 활로도 찾을 수 있었다. 팀에 잘 녹아든다면 이번 시즌 기대해도 좋을 선수”라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출전 18명 엔트리에 23세 이하 선수 1명을 의무적으로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덕분에 김봉래의 잠재력이 만개할 수 있는 기회는 계속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신인왕(26명) 중 수비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김봉래의 활약이 예고된 만큼 수비수 최초의 신인왕 탄생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