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의 식생 복원
한라산의 식생 복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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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이를 원상회복 시키는 데는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라산이 그 대표적 사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훼손된 한라산 국립공원 안 식생 복원에 대해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사람의 발길을 끊어야 가능한 것으로 밝힌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도 지난 10년 이상 훼손지 복구사업을 벌인 결과 도출된 결론이라니 한라산 식생 복원에 잘 해야 20년 이상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한라산 식생 피해의 원인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것, 다시 말해 사람이 밟을 때에 생기는 답압(踏壓)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다. 그러니까 한라산 훼손은 등산객들의 과도한 이용이나 잘못된 이용 행태에 의해 야기됐다는 것이다.
 사실 한라산이 지금처럼 훼손되기 시작한 것이 지난 1970년대 초 한라산 정상에서 철쭉제를 열면서부터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당시 해마다 백록담에서 열리는 철쭉제라는 이벤트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 큰 혼잡을 빚기도 했는데, 이 때부터 한라산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이 달말 종료 예정인 한라산 국립공원 출입제한구역 지정을 무기한 연장키로 한 것도 10년간의 복구사업에도 불구하고 식생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임은 자명하다. 사람에 의해 훼손된 곳에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그런 면에서 서귀포시가 돈네코 등산로 개방을 요구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등산로 개방과 동시에 훼손이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한라산이 살아야 제주도도 비로소 생명을 갖는다. 한라산 식생 복원에 온 도민이 협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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