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재계 서열 5위 버자야그룹 자회사인 (주)버자야 제주리조트가 1452억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제주에어레스트시티’ 1단계 사업이 지난 7일 착공됐다.
이로써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 3단계로 나눠 오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는 드디어 대장정(大長征)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 사업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버자야그룹의 자본유치에 성공,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화려하게 착공식을 열던 바로 그날 예래동 주민들은 기뻐하거나 축하를 보내는 대신 JDC를 향해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 달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도리어 축하시위를 벌여야 할 예래동 주민들이 “JDC가 땅 장사를 하면서 주민들을 농락하고 있다”며 거꾸로 반대 시위를 벌인 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JDC는 지난 2007년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를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13개 사항에 대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중에는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와 중문관광단지를 연결하는 도로 개설,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 또는 장학재단 설립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사업 부지로 예래동 일대 74만4207㎡가 들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협약은 당연히 조속히 실천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약체결 5년여가 됐고 공사가 착공되고 있음에도 단 한 가지 협약도 이행되지 않고 있으니 아무리 순한 지역민들이라 해도 어떻게 기공식을 바라만 보면서 축하해 줄 수 있겠는가.
더구나 JDC 변정일 이사장은 오는 5월이면 임기가 끝나버린다. 그리고 협약을 체결한 것은 전임 이사장이다. 변정일 현 이사장 얘기로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결판을 짔겠다”고 했다지만 주민들이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리 전임 이사장 시절 체결한 협약이라 해도 그것을 실천할 임무와 책임은 현직 변정일 이사장에게 있다. 변이사장은 임기 만료만 기다리지 말고 협약을 조속히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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