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없는 한라산, 산불예방의 첫걸음이다(진기욱)
담배 연기 없는 한라산, 산불예방의 첫걸음이다(진기욱)
  • 제주매일
  • 승인 20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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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국민건강 증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국립공원이 일시에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대중이 모이는 식당에서조차 금연조치가 내려졌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에 맞추어 한라산국립공원에서도 2013년 1월 1일을 기해 국립공원 전 구역에 대해서 금연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사제비동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산불에 대한 도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담배연기 없는 한라산국립공원 만들기’ 운동이 전 도민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산에서의 흡연은 실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특히 건조한 날씨로 인해 공중습도가 낮아지고 건조한 상태에서 담뱃불씨는 시한폭탄과도 같이 위험하다. 산에서 일단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초동진화의 어려움 때문에 대형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자연유산을 비롯한 유네스코 지정 삼관왕과 세계7대경관 등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거듭난 제주도에서 한라산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면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산불예방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한라산이 곧 제주도요 제주가 곧 한라산임을 제주 도민들은 항상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지난 해 산불발생 이후 산불 재방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약지역에 산불감시 카메라 3대를 설치하고 올해도 2군데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게다가 산불감시원을 곳곳에 배치하는 한편 한라산을 탐방하는 분들에게 산불 예방을 위한 계도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산불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인화물질 반입을 예방하는 일일 것이다. 흡연자라도 한라산을 찾는 하루 만이라도 금연을 하면 어떨까 싶다. 사실 연초마다 금연을 결심하는 이들도 한두 달 지나면서 결심이 흔들리고 다시 담배를 잡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한라산의 청정공기를 들이마시면서 금연을 결행하면 성공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담배연기 대신 구상나무 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신다면 건강도 챙기면서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될 것이다.
현행법상으로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과태료보다도 중요한 게 우리의 청정자연을 산불로부터 지켜야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연은 우리의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쓰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담배 연기 없는 한라산을 만드는 것이 바로 한라산 산불예방의 첫걸음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진기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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