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설경 산행, 안전부터 챙기자(진기욱)
한라산 설경 산행, 안전부터 챙기자(진기욱)
  • 제주매일
  • 승인 2013.0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은 해마다 1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제주의 명소입니다. 온 산이 하얀 눈으로 덮이는 겨울에는 설경을 만끽하기 위한 인파로 인해 한라산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룹니다. 계사년 첫날 아침, 정상에서의 일출을 보기 위해 무려 7천여 명이 한라산을 찾았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최근 산악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부상이나 심장질환 등으로 9명의 등산객들이 긴급 출동한 산악구조대와 헬기로 후송되었습니다. 지난 1월 16일에는 꽃다운 젊은이가 등산로 입구를 불과 수 백 미터 남겨두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겨울 산행에서는 안전사고 발생이라는 복병이 있어 다른 계절에 비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겨울 산에 맞는 복장과 장비는 반드시 챙기셔야 합니다. 단단하게 다져진 눈길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아이젠을 착용하셔야 안전합니다. 고도가 높은 한라산 정상 일대는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특히 바람이 부는 날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여벌옷과 장갑, 마스크, 귀를 덮는 모자 등은 반드시 챙기셔야겠습니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이나 차 등을 준비하시면 추운 곳에서 체온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코스를 선정하고 체력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라산 정상 코스는 왕복거리가 20여 km로 하루 종일 걸어야 하는 장거리코스입니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한라산은 다른 산과 달리 방패형으로 생겨서 정상까지는 줄곧 오르막길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하산길은 반대로 내리막길의 연속입니다. 정상까지 오르면서 이미 많은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급경사의 길을 내려오게 되면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조그만 실수에도 넘어지거나 발목이나 무릎 등의 관절에 손상을 가져오기 쉽습니다. 그리고 겨울 산은 최소 일몰 한 시간 전에는 하산을 마치는 게 좋습니다.

셋째, 평소 심장질환이나 수술 경과 후 얼마 지나지 않을 경우에는 무리한 산행을 자제하여야 합니다. 고도가 높은 한라산 정상 일대에서는 산소량이 적어 특히 급격한 심근경색 등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산행 전날 지나친 음주도 겨울산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매일 등산코스의 대피소와 정상 등지의 안내소에 등산객 여러분들이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안전요원을 파견하여 이러한 사항을 숙지하고 있습니다만, 겨울 산에서의 안전은 등산객 스스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안전수칙을 지킴으로써 즐거운 산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장 진 기 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