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식과 함께 겨우내 집안에서 움츠려 지냈던 아이들의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때입니다. 또한 영?유아 자녀가 있는 집은 어린이집에 입학하는 시기여서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기대감에 들뜨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각종 바이러스들도 포근해진 날씨에 다시 활발히 활동하게 되는데요. 그 중에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들도 많아 단체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게 됩니다. 그 중 콕사키 바이러스A16이나 엔테로 바이러스71은 수족구병을 유발하니 영?유아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족구병이란 입술이나 입 안에 수포(물집)가 생겨서 그 부위가 궤양이 되거나 손과 발에 3~7mm의 발진이 생겨나는 질환입니다. 주로 생후 6개월부터 4-5세의 어린이에게서 나타납니다. 보통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4-6일의 잠복기간을 거쳐 발생하는데 미열과 인후통을 동반하며 식욕부진과 함께 침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그리고 입 안에 통증을 동반한 노란궤양을 둘러싸고 있는 붉은색 물집이 돋아나며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하고 손등과 발등에도 열을 동반한 발진이 생겨납니다. 처음에는 붉고 평평한 발진으로 시작하여 수포로 변해 가는데 영아의 경우에는 수포가 몸통, 허벅지, 엉덩이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5세 전후의 아이들은 심한 발열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수족구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 분비물이나 사람의 대변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또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로 인해 오염된 사물에 의해 감염되기도 합니다.
보통 피부에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가려움을 동반할 수 있고 3-6일 정도면 저절로 소실됩니다. 그렇지만 만약 면역체계가 완벽하지 않은 영?유아나 다른 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저하된 아이라면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서 무균성 뇌수막염, 뇌염, 심근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고 위의 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받고 더 이상의 전염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병원을 방문한다면 일단 통증과 발열을 감소시키기 위해 해열, 항염, 진통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입안을 헹구어 내면서 입안 통증을 줄이기 위해 부분 마취제를 뿌려주기도 합니다. 증상은 보통 7-10일이면 완화되지만 2차 세균감염의 발생할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치료 시에는 죽이나 미음 등 유동식을 섭취하고 최대한 휴식을 취하여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그렇듯, 수족구병도 바이러스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먼저 어린이집 등 단체 생활을 시작하기 전, 손 씻기 등 위생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약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일단 어린이집에는 보내지 않고 최대한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합니다. 또 평소에 아이가 접촉하는 모든 사물은 세척과 소독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 중 어린 형제나 자매환자가 있다면 환아의 입과 호흡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에 가족 모두가 노출되지 않도록 접촉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