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한국공항㈜의 먹는 샘물 증산 동의안에 대해 부대조건을 달아 당초 요구량의 20%만 반영하는 선에서 수정 가결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를 위해 도의회에 증량 동의안을 본의회에서 부결시킬 것을 요구했다.

곶자왈사람들·제주녹색당·제주주민자치연대·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은 27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동의안 수정 가결은 도의회 스스로 밝힌 한국공항의 지하수 이용 기득권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어떠한 변경허가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며 “도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의회의 존재이유를 망각하는 행위를 하고 말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및 공익적 이용원칙이 대기업의 떡고물에 무너졌다”며 “제주의 지하수는 공공적 관리를 통해 도민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세력과 사유화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불리려는 세력 간의 대결로 확장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량 동의안이 최종 통과될 수 있다”며 “도의회가 진정 도민의 의지를 투영하는 대의기관이라면 이번 환도위의 결정을 당연히 철회해야 한다”며 부결처리를 촉구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 날 성명을 내고 환도위 의원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경실련은 “도민의 대의기관으로 도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이 도민 의견에 반하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했다”며 “28일에 있을 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가결될 경우 한국공항은 지하수를 이용한 물장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제주경실련은 “환도위 위원들은 이제 그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또한 한국공항 로비에 도민의 생명수를 팔아넘긴 제주도지사 역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제주경실련은 이 날 오전 10시부터 제주도의회 앞에서 환도위 의원들의 사퇴와 박 의장의 본회의 상정 거부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