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돌처럼 굳어진다, 간경변증(김화민과장)
간이 돌처럼 굳어진다, 간경변증(김화민과장)
  • 제주매일
  • 승인 201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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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리며 단백질을 합성하고 면역기능과 각종 대사작용, 해독작용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간 손상이 계속되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간세포 수가 줄면 섬유물질이 간 안의 혈액 흐름을 방해하게 되면서 간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간 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간 섬유화’가 발생하고 악화되면 간경변증이 되어 간이 딱딱해집니다.
간경변증의 원인으로는 B형 바이러스 간염이 약 70%, C형 바이러스 간염이 10~15%를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알코올이나 드물게는 여러 가지 유전 질환 및 자가면역성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점차 간 기능이 악화되며 피로와 구역질, 소화불량, 체중감소가 나타납니다. 소변색이 진해지고 황달이 나타나며 잇몸이나 코에서 출혈이 날 수 있습니다. 얼굴색이 흑갈색으로 변하고 목이나 가슴에 거미줄 모양의 혈관종이 생기고 호르몬 이상으로 남성은 유방이 비대해 지거나 고환이 작아질 수 있고 여성은 월경이 불규칙해지기도 합니다.
말기증상은 간세포의 기능장애와 합병증입니다. 간세포 기능장애는 위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더욱 심해진 후에 발생되는 것이 보통이나 증상 없이 지내다가 합병증이 생겨서야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합병증은 간의 구조가 파괴되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데 비장이 커져 만져지기도 하고 복수가 차면 복부팽만감과 하지부종이 발생하며 숨이 차기도 합니다. 식도와 위에서 정맥류가 발생하여 심하면 피를 토하거나 검은 혈변을 배출합니다. 또한 의식이 나빠지는 간성뇌증(간성혼수)이 발생하게 되면 혼수상태가 되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경우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간경변증의 치료법은 원인과 병의 경과에 따라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손상된 간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기에 치료의 목표는 병의 악화를 막고 합병증을 줄이는 데 맞춰집니다.
간경변증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은 금주하고 약물을 복용할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간경변증의 기저가 되는 질환들을 치료받는 것도 중요한데 바이러스성 간염의 경우 인터페론등의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고 자가면역성 간염은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간경변증 치료의 상당 부분은 합병증에 대한 것인데 복수나 하지부종이 있는 경우에 저염식이나 이뇨제 사용을 권고하고 필요시 복수 천자를 시행합니다. 간성뇌증(간성혼수)이 발생한다면 지사제가 몸의 독소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맥류 출혈이 있을 경우 내시경 및 약물치료를 통하여 출혈을 멈추게 합니다. 심한 간경변의 경우에는 간이식을 통해 완치하는 방법이 있는데 간 제공자가 필요하고, 수술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20대~30대부터 검사를 통해 간 기능을 체크하고 B형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또한 체액을 통해 B형?C형 간염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혈액을 통해 오염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접촉에 대해 인식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또 평소에 제대로 된 음주습관을 확립하여 적정음주량을 지키고 자주 음주하지 않도록 합니다.


소화기내과 과장 김화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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