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뒤 폭설 모른 ‘깜깜이 예보’
12시간 뒤 폭설 모른 ‘깜깜이 예보’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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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상청 그제 오후 “시내권 5mm내외 비” 예상
어제 새벽엔 도심에 2.5cm 많은 눈 내려 시민들 홍역
산간도로 늑장 통제까지 이어져 차량사고 속출
제주 산간지역에만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더구나 행정당국도 사전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늑장 제설에 나서는 등 제주섬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18일 제주지방기상청은 시내권에 5mm 내외의 비가 내리고, 산간지역에만 3~8cm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기상청의 이 같은 예보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19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한라산 윗세오름 17cm를 비롯해 진달래밭 15㎝, 어리목 15cm, 아라동 14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기상청이 예상했던 적설량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양이었다. 또한 유수암 13cm, 관음사 10cm, 성판악 7cm, 영실 6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특히 해안지역인 제주시에도 2.5cm의 눈이 쌓인 것을 비롯해 성산과 고산지역에도 0.6cm의 눈이 내렸다. 이처럼 산간지역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양의 눈이 내렸으며, 비만 오겠다던 시내권에도 눈이 내리면서 19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더욱이 곳곳에 폭설이 내림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이 사전 대비를 제대로 못하면서 늑장 제설에 나선 탓에 교통 혼잡이 빚어져 출근길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이경철(31)씨는 “기상청에서 분명히 산간에만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는 데 집밖을 나와 보니 눈이 발목까지 쌓여 있었다”며 “눈이 쌓이면서 버스 운행도 지연되고 택시도 잡지 못해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산간지역에만 눈이 내리겠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간 것은 제주도가 겨울철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찬 공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남하하면서 산간지역을 비롯해 해안가에도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며 “더구나 눈이 습하다 보니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이 쌓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 정확한 기상 예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도로에 대한 통제도 뒤늦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늑장 대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오후부터 산간지역에는 약한 눈발이 날렸지만 5.16도로 산천단초소에선 뒤늦게 도로통제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체인을 감지 않은 채 도로에 진입하면서 차량 접촉사고가 잇따랐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경찰초소에 경찰관이 상주하지 않는 것은 물론 차량 통제를 위한 정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결빙 구간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다 보니 도로통제가 다소 늦어졌다”며 “현재 순찰차 답사를 통해 도로통제 유무를 결정하고 있고, 비가 내릴 때는 거점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중산간 지역에는 내린 눈이 결빙돼 도로가 미끄러워지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또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서 당분간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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