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제주예술제로 출발한 탐라문화제는, 올해로 쉰 두 번째를 맞게 됩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의 탐라문화제는 제주의 큰 문화명절로서 각광을 받기에 충분했었습니다. 혼디 모다들엉 함께 치르는 의식 속에서 탐라문화제는 제주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해 가는 과정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변하면서 탐라문화제에 대한 새로운 기대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시대정신을 담아내는데 다소 아쉽다는 주문일 것입니다. 특히,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탐라문화제를 추진해야 하는 실무자로서 크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전통문화예술 축전으로서 반세기의 나이테를 두른 탐라문화제는 그 기대와 요구에 걸맞은 길을 모색해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탐라문화제는 도민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축제로 다가서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습니다. 연초부터 탐라문화제의 활성화를 위한 T/F팀을 구성, 운영했던 것도 그 일환인 것입니다.
T/F팀은 두 차례의 모임을 통해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 여성기업인 장터 운영, 외국인 어울림 한마당 등의 축제와 연계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는 제주 청년들의 일자리 박람회, 특산물 전시판매, 제주기업들의 수출활로 모색 등이 이뤄지게 됩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에 걸맞게 이 땅에서 삶의 보금자리를 엮어가고 있는 외국인들도 당당한 제주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꽃이 있고, 그 꽃 속에 꿀이 있으면 벌 나비가 저절로 모여들 듯, 청소년들에게 꽃이 되고 꿀이 되게 하는 축제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런 뜻에서 제52회 탐라문화제는 조직 체계부터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제주예총의 회원?단체장 중심의 집행위원회를 꾸려서 운영해 왔지만, 이제는 축제전문가, 문화예술인, 학계, 언론계 등으로 ‘탐라문화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축제를 준비하게 됩니다. 도민들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축제에 참가하고 즐기는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제주의 신화와 해상왕국 탐라의 기백이 축제의 전반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옷을 입게 될 것입니다. 탐라문화제도 이제는 쉰살이 넘어 하늘(도민)의 뜻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옛것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축제로 규모화하여 전통과 현대의 문화코드를 조화롭게 엮어 나가려고 합니다. 달라지는 탐라문화제, 그 중심에 도민 여러분이 있습니다. 탐라문화제가 제주문화의 큰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 김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