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경제학-김찬집
작심삼일 경제학-김찬집
  • 제주매일
  • 승인 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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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을 지낸지도 일주일을 넘었다. 다들 설날 이런 저런 작심을 한다. 덧없이 흘려보낸 묵은해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의욕이다. 작심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결국 나쁜 습관 고치고, 좋은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작심삼일, 대개 새해의 작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쁜 습관은 고치기 어렵고 좋은 습관은 들이기 어려운 탓이다. 흔히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삶의 90%를 습관이 좌우한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은 좋은 습관의 주인이지만 실패한 사람은 나쁜 습관의 종이라는 말도 있다.작심한 바가 3일을 넘기지 못할 때, 사람들은 작심3일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뇌 과학 전문가들은 의지 이전의 기분에 더 주목한다. 기질적으로 기분과 의지를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는 치료차원의 접근을 권한다. 일본의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인 이시우라 쇼이치(石浦章一)교수는 ‘뇌 새로고침’ <박재현 역, 열음사> 이란 책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100세 장수 노인들의 장수 비결 20가지를 기초로 하여 늙지 않는 뇌를 만드는 10가지 실천 방법을 소개했다. 이 책은 노화를 부르는 유전적 요인과 생활환경 요인으로 구분하여 뇌의 노화를 막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일본 현지 출간 후 15만 부가 팔렸다는 책이다. 이 저자는 최근 인터넷(Tistory.com)에 소개된 <늙지 않은 뇌를 만드는 10가지 생활습관 >에서 습관을 바꾸려면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저자 에 따르면 습관을 형성하는 뇌의 구조는 변화가 가능한 가소성을 갖는데, 뇌 구조를 바꾸는 데는 30일간의 지속적인 반복이 필요하다. 나쁜 습관을 바꾸거나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 즉 작심30일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연의 경우 담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뇌 구조를 만드는 데 30일이 걸린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최소한 한 달은 참고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이시우라 교수는 뇌 구조 변화를 쉽게 하기 위해 '자기포상'을 권한다. 구체적 수치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자신을 칭찬하는 등의 보상을 하라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칭찬은 자기신뢰와 자기 만족감을 형성해 나쁜 습관을 바꾸고 좋은 습관을 키워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성경은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있자 하면 네게 가난이 강도같이 달려들며 궁핍이 군사같이 닥치리라"(잠언 24장 34절)고 했다. 아침 잠자리 게으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새해부터는 일찍 일어나겠다고 철석같이 작심했더라도 강추위 속에 따뜻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심삼일이라고 자책만 할 게 아니라, 작은 성취에 대한 자기포상으로 자기신뢰와 자기만족감을 키워가는 것이 현명하다.
작은 성취에 의한 자기포상을 하는 이유로 행동경제학이론을 저자는 설명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은 인지 능력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완전한 합리성이 아닌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존재로 보는 것이다. 제한된 합리성은 간혹 ‘야성적 충동’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흡연이나 게임충동으로 빠져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한 예일대학의 딘 카란Karlan)교수의 ‘작심삼일의 경제학’이라는 리포트를 인터넷에 기고한 내용을  빌리면  한 예로 필리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축을 장려하면서 특별한 계좌를 만들어 목표를 정하고 목표금액을 채우기 전에  예금을 인출한 경우에는 벌금을 부과 했더니 저축액이 현저히 증가 했다. 그리고 금연희망자에게 실패하면 벌금을 설정하는 무작위 실험에서는 30%의 성공률을 보였다. 또한 일반인들을 위해 웹사이트(WWW.stick.com)를 개설 , 이곳에 자신들의 결심이 성공하도록 공개 서약을 하도록 했다.
더 효과적인 것은 그 벌금이 자기가 가장 혐오하는 대상에게 지불하도록 한 것이었다. 현재 45000명이 참여했고, 벌금을 설정한 서약 자들의 70%가 성공 했다는 것이다. <Computer-Memory-Upgrade-Stick.com>
이처럼  접근비용을 높여 사회악을 제거하는 국가적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과거 2년간 도박장에서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전자카드만 사용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박자들에게 잃을 수 있는 한도액과 게임 시간도 미리 정해 알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가 효과를 보자 스웨덴 , 뉴질랜드 그리고 캐나다의 노바 스코티아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인터넷 보도다.
우리나라 흡연율은 OECD국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최근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담배 값을 2500원에서 7000원으로 360%파격 인상한다는 뉴스도 보았다. 이런 파격적인 담배 값 인상은 속절없는 정책이다.
인간의 합리성은 장기적으로 강할지 모르나 단기적으로는 유혹을 이기지 못해 중독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접근비용이라는 담장을 높이는 지혜도 필요한 것이다.“공개서약‘ ’웹사이트‘도 고려해보고, ’전자카드‘를 사용해 손실한도를 정해주는 것 등이 작심삼일 경제학 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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