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족들과 동문시장에 갔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재래시장을 가면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싱싱한 물건을 살 수 있고 나름대로 가격 깎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건을 사기전에 시장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관광객들이 수산코너에서 택배 물건을 보내기 위해 한창 포장을 하는 곳도 있었고, 싱싱한 갈치 앞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게 앞에서 물건 하나 고르고 “여기 카드 사용 되나요?”라고 묻자, “안돼요” 라고 했다. 분명 가게에는 상호도 붙여져 있고 해서 왜 안 되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냥 좋은게 좋은 거라 생각하고 발길을 옮겼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기분 좋게 “네 카드사용 가능해요”라고 해서 물건을 포장해주는 가게도 있었다. 재래시장에서 요목조목 물건을 구매하다 보면 보통은 15만 원 이상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현금영수증이나 신용카드사용을 적용해 준 금액은 겨우 1만원이다.
물건 사는 사람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일반마트처럼 먼저 “현금영수증 해드릴까요?” 라고 먼저 물어봐 줬다면 모처럼 주말 가족의 시장 나들이가 더 뿌듯했을 것이다.
2012년도 연말소득정산을 하다 보니 전통시장사용액 입력란이 있었다. 2012년도부터 재래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재래시장에서도 카드사용(체크, 현금영수증)을 쉽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래시장의 내부가 청결해지고 밝아진 것처럼 머지않아 거래 방법이나 그 내용 역시 시대가 요구하는 쪽으로 맞춰질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귀포시 송산동 현 희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