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대부분 ‘나홀로 명절’
“아르바이트 해 등록금 마련” 현장서 비지땀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와 즐거운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지만 아직 취업을 못한 취업준비생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결국 취업준비생들은 친지들의 질문 공세를 피하기 위해 나홀로 명절을 계획하고 있다.“아르바이트 해 등록금 마련” 현장서 비지땀
6일 제주도내 대학생 등에 따르면 취업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설 연휴를 반납하고 도서관 등지에서 취업 준비를 계획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졸업을 앞둔 김모(27)씨는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 실패라는 쓰린 맛을 본 선배들이 많을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면서 “졸업을 하게 되면 이제는 그야말로 백수가 되는데 취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가족·친지들과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도서관으로 향해야 할 것 같다”며 “졸업을 앞두고 있는 다른 친구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이들에게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은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다.
3년째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고 있다는 박모(30)씨는 “친지들에게 ‘아직까지 취업을 못했냐’라는 말을 들을까봐 명절이 오면 일부러 집에 가지 않는다”며 “명절은 취업준비생들에겐 가장 피하고 싶은 날”이라고 했다.
이처럼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설 연휴에도 취업 준비에 집중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구직자 10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9%가 이번 설 연휴에 취업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취업 준비를 하려는 이유로는 ‘취업이 급해서’(51.8%,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어차피 맘 편히 쉬지 못할 것 같아서’(36.5%), ‘안 하자니 마음이 불안해서’(28.9%), ‘싫은 소릴 듣기 싫어서’(15.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한 구직자 10명 중 3명(33.2%)은 취업 준비를 이유로 명절에 불참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온 가족이 즐거워야 할 명절이 취업준비생들에겐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등록금과 어학연수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대학생들에게도 설 연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기간이다.
렌터카 아르바이트생 유모(27)씨는 “겨울방학 동안 차근차근 돈을 모아놔야 등록금에 보태거나 용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명절 때 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특히 렌터카의 경우 여름 성수기 다음으로 설 연휴에 가장 바쁘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학교를 졸업한 후 반드시 취업에 성공해서 가족·친지들과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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