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찬반 갈등 격화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찬반 갈등 격화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대 측 “공사중단 재검토해야” 반발
찬성 측 “‘논란’ 끝내고 지역발전 모색해야”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시현 결과를 놓고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시현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반면 찬성단체들은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크루즈선 입출항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도출되면서 해군기지 공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찬반 갈등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설계오류가 재확인된 시뮬레이션은 원천무효”라며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시뮬레이션 시현은 가변식 돌제부두가 아닌 서측 돌제부두 자체를 없앤 조건하에서 시행한 것”이라며 “서측 돌제부두가 없어지는 설계는 제주민군복합항이 민항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군항 기능도 수행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15만t 크루즈선의 선회장은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에 따라 690m가 돼야 함에도 법적 기준을 어기고 520m로 설계된 것도 문제지만 선회반경을 수용하는 데 내부면적이 너무 협소하다”며 “이번 시뮬레이션 시현을 위해 정확한 3D 모델링을 구축했을 시 선회장이 주요선적을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주해군기지 항 입구 폭이 250m 밖에 되지 않는데 15만t 크루즈선의 경우 브릿지에 있는 운항자가 항입구부 방파제 끝단이 관측되지 않아 어림짐작이나 GPS에 의존해 진입할 수밖에 없다”며 “바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더 세게 불 경우 방파제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3차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연구원들조차도 제주민군복합항 선회장 및 항로 설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며 “설계변경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과 대안을 수립하지도 않고 수행한 시뮬레이션은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반면 제주민군복합항 건설 촉구 범도민지지단체는 이 날 성명을 내고 “시뮬레이션 시현 결과로 제주민군복합항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며 “제주의 발전을 위해 제주민군복항에 대한 논란을 끝내고 강정마을 갈등 해소와 공동체 회복, 그리고 주변지역 발전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건설사업단도 입장발표를 통해 “이번 시뮬레이션 시현을 통해 제주민군복합항에 대한 항만설계상의 안전성이 확인된 것을 깊이 환영한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제주도와 적극 협력해 제주민군복합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안보 보장이라는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더욱 안전하고 내실 있게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뮬레이션이 ‘돌제부두’가 없는 상황에서 시현됨에 따라 앞으로 이와 관련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 붙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찬반 갈등 해소에 나서야 할 제주도와 정부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