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으로 진행된 시뮬레이션 결과 원천무효”
“졸속으로 진행된 시뮬레이션 결과 원천무효”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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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등 기자회견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시현 결과를 놓고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설계오류가 재확인된 시뮬레이션은 원천무효”라며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시뮬레이션 시현은 가변식 돌제부두가 아닌 서측 돌제부두 자체를 없앤 조건하에서 시행한 것”이라며 “서측 돌제부두가 없어지는 설계는 제주민군복합항이 민항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군항 기능도 수행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15만t 크루즈선의 선회장은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에 따라 690m가 돼야 함에도 법적 기준을 어기고 520m로 설계된 것도 문제지만 선회반경을 수용하는 데 내부면적이 너무 협소하다”며 “이번 시뮬레이션 시현을 위해 정확한 3D 모델링을 구축했을 시 선회장이 주요선적을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주해군기지 항 입구 폭이 250m 밖에 되지 않는데 15만t 크루즈선의 경우 브릿지에 있는 운항자가 항입구부 방파제 끝단이 관측되지 않아 어림짐작이나 GPS에 의존해 진입할 수밖에 없다”며 “바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더 세게 불 경우 방파제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30도 항로 주변 수역에 대해 상세역 실측 데이터 없이 실험을 시현했으므로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수용하기 위해선 자연환경을 시뮬레이션 환경과 동일하게 바꿔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환경영향평가나 문화재 현상변경 절차 없이 시행된 3차 시뮬레이션의 졸속성을 드러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국 3차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연구원들조차도 제주민군복합항 선회장 및 항로 설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며 “설계변경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과 대안을 수립하지도 않고 수행한 시뮬레이션은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뇌이며 공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고 설계오류를 인정하고 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우근민 지사 역시 도민의 편에 서서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재검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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