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책은 있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우량 중소기업에 한정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도내 4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 등을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 84.6%가 은행권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책에 대해 체감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지원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59.3%는 ‘실제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22.2%는 ‘우량 중소기업에 혜택이 집중돼 일반 중소기업에는 해당이 없다’고 답했다.
은행권 지원노력을 체감하고 있는 업체들은 체감도가 큰 분야로 대출금리 인하(66.7%)와 대출연장(33.3%)을 들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상황을 살펴보면 ‘곤란’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29%로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8.9%포인트 감소한 19.4%에 머물면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금융기관 거래에 있어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부동산 담보 요구(5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은행의 안전성 중심의 대출경향이 여전, 중소기업의 자금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고금리(29.6%), 보증서 요구(18.5%), 대출연장 기피(11.1%), 대출금 조기 상환 요구(1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은 새 정부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정책에 발 맞춰 중소기업 대출확대, 수수료 인하 등 지원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정작 중소기업들의 체감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설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지난해 보다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사업체 중 37.5%가 ‘곤란’하다고 응답했지만 지난해 대비 7.9%포인트 감소했다.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15%로 지난해 대비 0.2%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자금사정 곤란원인으로는 ‘판매대금 회수지연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매출감소,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내수부진 등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확보가 어려워 지면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판매대금 회수가 지연돼 자금사정에 곤란을 겪는 업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지원책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