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산업사회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부작용으로 인류에게 원자적 생태학적 위험을 초래하였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은 언제라도 현실화 될 수 있는 이러한 위험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유명한 독일의 사회학자 율리히 백(Ulrich Beck)도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로서 위험은 단순한 재앙이 아닌, 예견되고 잠재적인 위험이며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 산업화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경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더 이상 안전하고 예측가능한 세계에서 살고 있지 못하며 그는 이러한 현대사회를 거대한 공학적 지식에 종속된 인간성 상실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으로부터 발생하는 공포를 안고 사는 ‘세계적 위험사회’라 지칭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작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그리고 올해 발생한 상주 염산사고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사회에서의 사고유형은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형법적인 책임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러한 대형사고에 있어서는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후 원상복구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러하기에 현대 위험사회에서 우리 소방기관이 행하는 지도점검은 이미 행하여진 불법에 대한 책임상쇄가 아니라, 미래의 불법이나 사회체계의 기능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예방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이는 위험사회의 위험을 사후에 진압하기 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나은 통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요 몇년사이 제주에서 신구간 이사철에 가스 사고가 빈번하다.
최근 3년간 신구간 기간에만 4건의 가스누출 폭발사고로 인명피해 7명, 재산피해 3억여원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
이에 우리 소방기관에서도 신구간 대비 소방안전대책으로 관내 가스공급업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이 기간동안에 화재 사전예방을 위한 지도점검 및 예찰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기관에서 행하는 지도점검은 주로 관내 주요 소방대상물을 대상으로 행하여지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 대한 예방활동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여 일반 가정에서의 화재예방 활동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어서 각 가정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스스로도 손쉽게 점검을 할 수 있다.
이사하는 주택의 가스시설을 분리하는 경우에는 중간밸브를 잠그고 가스배관 막음조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사철 가스폭발 및 화재사고에 대한 충분한 예방활동이 된다. 이외에도 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짐을 옮길 경우에는 반드시 주위에 전력선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고, 작업도중 고압선 접촉 위험이 예상 될 경우에는 신속히 관련기관에 연락하여 안전조치를 받아야 한다.
사고는 언제나 사소한 부주의로 시작이 되고 그 피해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리는 게 현대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예방활동은 어려운 것이 아닌만큼 항상 위험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안덕119센터 지방소방사 강상백